[짬] 경기도 광주시 신동헌 시장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이 지난 8일 집무실에 걸린 대형 남한산성 수어장대 사진 앞에 서서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이 지난 8일 집무실에 걸린 대형 남한산성 수어장대 사진 앞에 서서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00/450/imgdb/original/2022/0309/20220309502790.jpg)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이 지난 8일 집무실에 걸린 대형 남한산성 수어장대 사진 앞에 서서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불교계 항의 ‘전화위복의 계기’ 삼아
‘광주역사문화순례길’ 연구용역 의뢰
“산티아고처럼 성찰·치유의 길 조성” 광주 토박이·방송 피디 출신 ‘기획력’
“내년 봄 모든 종교 지도자 초청 목표”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스님들이 남한산성의 절반을 축조하고, 산성을 지켜낸만큼 호국불교의 성지로 복원하자고 스님들과 예전부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천주교 순례길에 이어 불교도 하나하나씩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천주교와 먼저 협약을 해서 오해를 샀다. 불교계에선 이의를 제기할만하다고 봤기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찾아 사죄를 드리고 역사성을 살려서 종교 화합의 순례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받아줬다.” 신 시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광주의 역사 문화를 널리 알려서 순례길을 스페인 산티아고처럼 내적 성찰을 하려는 종교인들을 비롯해 세계인들이 함께 걸으며 공부하고 치유하는 길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종교의 역사가 숨어 있다. 남한산성엔 전국에서 모인 스님들이 각기 지역별로 사찰을 지어 지켰기에, 8도 사찰이 한군데에 다 모여있는 유일한 곳이다. 대부분이 폐사됐지만 복원하면 호국불교의 최대 성지가 될 것이다. 남한산성 안엔 박해시대에 순교를 당한 천주교인들의 기념비도 있고, 현대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인물인 한경직 목사가 말년을 보낸 우거지도 있다. 천진암은 정약용, 권철신, 이벽 등이 서(천주)학을 공부한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다. 자생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놀라운 탄생 역사가 있는 곳이다. 애초 불교 암자로, 박해시대에 쫓기던 천주교인들을 숨겨주던 스님들도 목숨을 잃은 곳이다. 종교의 자비와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신 시장은 종교로 인한 전쟁과 참화가 다반사인 지구촌에서 세계인들이 보면 깜짝 놀랄만한 이런 역사를 로마 교황청에도 알리고, 세계인들에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로 인한 갈등에서 벗어나 화합의 정신을 새길만한 장소로 이만한 곳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천진암이 지금은 천주교의 소유여서 천주교 차원의 성지화가 진행중이지만, 애초 불교 암자였던 곳으로 스님들의 자비심을 씨앗으로 한국 천주교가 발생한 곳인 만큼, 암자를 복원하고 순례객들이 종교 자비를 배우고 느끼는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면 좋겠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 종교만이 아닌, 세계인이 배낭 메고 찾아올 수 있는 화해와 평화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천주교도 불교에 호의적이어서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는 “개인적으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시장이 되면 당을 떠나 시민을 위한 공적인 정책을 펴야 하듯이, 개인 종교는 개신교 안수 집사지만, 종교를 떠나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 고양시키는 게 시장으로서 사명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은 집무실에 대형 남한산성 지도그림을 걸어두고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은 집무실에 대형 남한산성 지도그림을 걸어두고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00/450/imgdb/original/2022/0309/20220309502791.jpg)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은 집무실에 대형 남한산성 지도그림을 걸어두고 ‘광주역사문화순례길’ 구상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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