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등이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사진 김태형 기자
새 교황의 선출 소식에 한국 가톨릭 교회도 일제히 환영했다. 사제와 신자들은 새 교황이 평소 빈민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보여오던 대로 교황명도‘나눔과 청빈’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를 선택하자, 억압 받는 약자들을 안아주리란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비유럽권 출신의 철도노동자 출신에다 종교개혁 때 탄생한 예수회 소속이 교황이 되자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개혁 정신을 되살릴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교황이 교우들에게 강복을 주시 전에 먼저 먼저 허리를 깊이 숙이고 침묵 중에 머물러 계셨다”고 남다른 첫 행보를 소개한 것도 이런 기대감의 표출로 보인다. 강 주교는 “교황께서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시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평신자들을 대표하는 최홍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도 “새교황이 소속된 예수회는 종교개혁 시대에 탄생했고, 프란치스코 성인은 ‘평화의 기도’로 유명한데, 다음달 11일은 제2차바티칸공의회를 연 요한23세 교황께서 ‘지상의 평화’회칙을 발표한 지 50돌이 되는 해인데, 새 교황께서 이런 정신들을 이어 개혁과 평화를 잘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1970년대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2세가 교황이 됐을 때 바웬사가 이끄는 노동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듯이 빈민에게 관심을 쏟은 분이 교황이 되어 약자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라며 “약자를 위한 일을 하는 이들도 하느님에게 응원을 받는 느낌이 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명동대성당에서 새벽미사를 주례하며, “새 교황이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불교와 개신교, 원불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축하와 함께 새 교황에게 인류 평화와 종교 평화를 이끌어주기를 기원했다.
한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오는 21일 오후 6시 명동 대성당에서 교황 즉위 경축 미사를 주교단 공동으로 봉헌하기로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