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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문선명 총재는 누구?

등록 2012-09-03 18:55

지난 2005년 뉴욕에서 연설중인 문선명 총재. 당시 85세. 올초까지도 10시간 넘게 서서 강연하는 놀라운 에너지를 보였다. 사진 <한겨레> 자료

3일 별세한 통일교 문선명(1920~2012) 총재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명이었다. 그의 삶은 희대의 사이비 교주라는 비난과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인이라는 유명세가 함께했다. 

 그가 2009년 출간해 100만부가 팔렸다는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라는 자서전에서 “이름 석 자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세상의 문제 인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대로였다.

 1951년 통일교(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창시해 전세계 194개국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1976년 미국 워싱턴에서 30만명 군중 집회를 열어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특히 고인은 구순을 넘어서도 선 채로 10시간 이상 설교를 하거나 거의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왕성한 정력과 카리스마로 교인들을 사로잡았다. 미국 우익 정치인들과 퇴임한 전직 국가원수급들과도 친밀한 교분을 맺었다.

 평안북도 정주공립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 와세다대 부설 고등공업학교 전기과를 다녔다는 고인이 종교인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46년 평양에서였다. 그는 1948년 북한 정권에 의해 ‘사회질서 문란죄’로 구속돼 5년형을 선고받고 흥남 감옥에서 2년8개월의 옥고를 치르던 중 한국전쟁을 맞아 남하하게 된다.

 그는 1951년 5월 부산 범6동의 두 평짜리 토담집에서 새출발해 1954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창립한다. 1년 뒤인 1955년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이화여대와 연세대의 일부 학생과 교수들이 통일교에 입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신교 쪽은 입교자들을 퇴학·퇴직 처분시키고, 통일교에 대해 비상한 경계태세에 돌입한다.

지난 200년 4월 미국 워싱턴 상원에서 평화의 왕 추대 왕관을 쓰기 전 연설하는 문선명 총재.  사진 <한겨레> 자료

 국내 선교길이 막힌 문 총재는 외국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1958년 일본에, 59년엔 미국에 각각 선교사를 파송해 본격적인 국외 개척에 나선다. 1961년엔 오랫동안 통일교에서 2인자로 군림했던 박보희씨가 주미대사관 무관보좌관으로 발령받으면서 통일교는 미국 선교에 날개를 달게 된다. 1966년엔 통일교 경전인 <원리강론>을 펴낸다.

 1970년대엔 문 총재의 미국 시대가 열린다. 그는 반공정책을 표방하면서 대도시의 대규모 집회를 이끌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에서 탈세 혐의로 댄버리교도소에 수감돼 13개월간 복역하고 1985년 출감한다. 통일교 쪽은 문 총재가 평생 6번에 걸쳐 옥살이를 하는 시련을 당했다고 전한다.

 1968년 국제승공연합을 창시해 승공·멸공운동을 벌이던 그는 82년 <워싱턴타임스>를 창간해 미국 정가에서 극우 보수 인사들의 입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또 1991년 12월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난다. 통일교 쪽은 “당시 김일성 주석이 만나주지 않으려 했지만, 호텔에서 잠도 자지 않은 채 하나님 이야기를 하며 ‘공산주의로는 안된다’고 말하는 문 총재의 배포에 반해 형제의 연을 맺고,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각별히 배려하도록 유언을 했다”고 한다. 문 총재의 구순 때 김정일 위원장이 산삼을 선물로 보내는 등 늘 각별히 대한 것도 이 유언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 총재 부부는 자신들이 ‘참부모’라며 1960년부터 수천쌍 또는 수만쌍의 합동결혼식을 열어 축복해주는 초대형 이벤트를 많이 벌였다. 통일교 쪽은 지금까지 비신자를 포함해 5억쌍이 절대순결과 절대사랑을 하는 참가정 서약을 하는 축복결혼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된 유엔을 대체할 곳이 필요하다면서 천주평화연합(UPF)을 창설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종교와 언론 분야 외에도 선화예술학교, 경복초, 선정중고, 선문대, 청심국제중고 등 교육 사업과 일화, 일성종합건설, 일신석재 등 다양한 기업 사업에도 진출했다. 통일교는 여의도에 금싸라기땅과 청평 500여만평 등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어 자산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경기도 가평 설악면에 있는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  사진 <한겨레> 자료

문총재의 빈소가 마련돼있고 장례식이 열리는 가평의 청심평화월드  사진 <한겨레> 자료

  통일교는 그의 구순을 맞은 2009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자리한 500만평 규모의 ‘통일교 왕국 센터’ 격인 일명 ‘천정궁(天正宮)’을 외부에 공개했다.

 문 총재는 말년에 교단 본부인 서울 용산 천복궁에 4대 종교 교주와 상징물을 설치하는 등 탈기독교화와 범종교화를 꾀하면서, 공개적으로 자신이 재림주, 구세주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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