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서 열리고 있는 야단법석에서 쇄신을 촉구하는 불자들. 사진 <한겨레> 자료
조계종의 원로 스님들과 불교단체들이 20일 최근 불교계의 도박 파문 이후 마련된 쇄신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자문위원 고우·무비·성우·적명스님 등은 공동명의로 성명을 내 “조계종은 지나온 반세기의 허물을 스스로 성찰하고, 그것을 밑거름 삼아 다가올 반세기의 새로운 연꽃을 피워내느냐, 그렇지 않으면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한심한 종교로 전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지난달 봉암사에서 ‘종단의 출가자는 수행과 교화, 재가자는 운영과 신행을 담당하는 사부대중 체계를 수립한다’고 정한 방향대로 쇄신안을 통과시키라”고 당부했다.
조계종에서 가장 존경 받은 원로들로 꼽히는 이들은 총무원이 ‘사찰에서 돈은 재가종무원이 관리하게’ 한 쇄신안이 담긴 사찰운영위원회법과 사찰예산회계법 등이 오는 21~25일 열리는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기득권층인 종회의원들에 의해 좌초될 지 모른다는 소식에 이렇게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민과 종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우리 불교가 자정능력을 갖고 있고, 또 희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종회 의원 여러분들의 바르고 현명한 판단으로, 우리 불교가 참되게 쇄신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지혜로운 역할을 해주길 마음 깊이 당부 한다”고 밝혔다.
또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이날 성명을 내 “종회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거나 적당히 미봉하려 한다면 원로회의에 종회해산을 건의하고, 전국의 불자들과 연대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