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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이판사판 아우르는 한국불교 고승

등록 2012-01-03 11:50

2일 입적한 지관 스님  사진 <한겨레> 자료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 스님이 2일 오후 7시55분 서울 정릉 경국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0, 법랍 66.  지관 스님은 1947년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였던 자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38살에 해인사 주지를 맡은 데 이어 동국대 총장과 조계종 총무원장(2005~2009) 등을 지냈다.

 고인은 1982년부터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 작업을 한 불교계 대표적인 학승으로 꼽힌다.

 고인은 조계종 총무원장 재직 시에도 업무를 마친 뒤 오후 6시면 퇴근해 밤 12시 이후까지 직접 가산불교대사림 원고를 정리하는 초인적인 작업을 해왔다.  
지난 2009년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 주최로 조계사에서 열린 행복나누기 김장행사에서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인 성공회 박경조 주교에게 김치를 먹여주고 있는 지관 스님  사진 <한겨레> 자료.

 또 역대 한국 고승들의 행적을 밝힌 <역대고승비문총서>, 한국 불교학 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8년 8월 20만명이 운집한 범불교도 대회를 봉행하도록 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적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지관 스님의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6일 오후 11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봉행되며,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의 본사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지난 2009년 2월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을 명동성당으로 찾아 문상하고 있는 지관 스님 사진 <한겨레> 자료 지관 스님은 누구   2일 입적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이(理, 수행)·사(事, 행정)를 겸비한 대표적인 스님으로 덕망이 높았다. 불교계에서 ‘이판사판’의 경계를 넘어선 드문 스님으로 꼽힌다.

 지관 스님은 성철·혜암·법전 등 조계종 종정과 자운·지월 스님을 비롯한 기라성 같은 스님들이 있던 해인사에서 38살에 주지를 맡아 이끌 정도로 젊은 시절부터 지도력을 보였다.

 그는 해인사 강원 강주 시절부터 수백명의 학인 제자들을 두었고 동국대 교수와 총장을 지내며 수많은 불교 인재들을 길러냈다.

 그는 조계종의 대표적인 사찰인 해인사 주지와 조계종 유일의 종립대학인 동국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치면서도, 불교계의 기념비적인 학적 업적을 남겼다.  
지난 2008년 현정부의 종교편향을 비판하기 위해 서울광장에서 연 범불교대회 사진 <한겨레> 자료

 그는 1991년 사재를 털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설립했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불교원전 전문학림인 삼학원 등 불교 전문교육 기관을 운영하고, 한국불교사상사대계를 비롯한 불교 학술 작업을 펼쳤다.

 특히 그는 한국의 대표적 종교인 불교계가 변변한 대백과사전조차 갖추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작업에 나서 총 15권 가운데 생전에 12권까지 출간했다.

 고인은 총무원장 재직 시에도 퇴근 뒤 매일 밤 12시 이후까지 이 작업에 매달리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 주위를 감동시켰다. 또 금석문 연구에도 주력해 <역대고승비문총서> 7권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1974년 펴낸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도 한국불교학 자료의 서지적 기원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장남 노건호씨를 위로하고 있는 지관 스님. 사진 <한겨레> 자료

 최고의 학승으로 추앙받던 그는 2005년 조계종 총무원장이 돼 변신을 시도했다. 총무원장으로서 1998년 종단 사태 때 멸빈자 등 징계자에 대한 대사면을 단행해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온 조계종의 분열을 마감하고 화합의 기틀을 다졌다. 또 금강산 신계사를 지어 낙성식을 거행하고,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 국제선센터 등을 건립해 한국불교와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한 기반도 구축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에서 잇따라 종교 편향이 일어나자 지관 스님은 청와대의 끊임없는 회유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2008년 ‘8·27 범불교도 대회’를 봉행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당시 지관 스님은 “인평불어 수평불류”(人平不語 水平不流, 사람이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하면 어느 누구도 그 사람에게 불평하지 않게 되고 흐르는 물도 평탄한 곳에서도 조용히 머물게 마련이다)라는 말로 현 정부의 종교 편향을 꾸짖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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