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0일 경기도 파주 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조용기 목사 부부를 향해 시위 중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 사진 <한겨레> 자료
<국민일보> 노동조합이 27일 조용기(75) 회장 겸 발행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고소장에서 “조 목사가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에 선임되기 전인 2010년 10월 3일 주일 4부 예배 설교시간에 허위 사실로 국민일보 노조와 조상운 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허위사실의 근거로 ‘노조가 저와 우리 가족을 욕한 팜플릿을 만들어 나눠주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피와 눈물과 땀으로 수 천 억을 들여서 만든 신문을 왜 노조가 먹을라고 그럽니까’라는 등의 설교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조용기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로부터 지난 9월 19일 장남 조희준(46) 전 <국민일보> 회장과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바 있다. 장로 29명은 “조 목사가 <국민일보> 평생독자기금과 교회돈 등 수백억원을 개인적인 용도에 썼다”며 고발했다.
노조의 고소와 관련해 조 목사의 측근인 영산조용기자선재단 관계자는 “아직 원로목사님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 관계자는 “노조의 고소여서 교회가 직접 관여할 사안이 아니어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앞으로 조용기 목사 일가의 비리와 추문 등에 대한 전방위 취재와 확인을 통해 전모를 공개해 나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일보> 사쪽은 지난 10월 6일 조용기 회장과 조 회장의 아들인 조민제 사장을 비판한 조상운 노조 위원장을 회사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해고했고, 노조는 이를‘부당해고’로 규정하고 전면 투쟁 중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조용기 원로목사 사진 <한겨레> 자료
다음은 노조가 ‘조용기 목사가 2010년 10월 3일 설교시간에 한 문제의 발언’이라며 공개한 내용이다.
“여러분 국민일보 노조에서 저와 우리 가족을 욕한 팜플레트를 만들어서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건 사실과 틀리니 믿지 마십쇼. 아니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그 글에 뭐라고 적었냐 하면 조용기 목사는 은퇴하고 난 다음에 교회에서 인기가 이젠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교회에서 쫓겨날 것이다. 여러분 날 쫓아낼 때가 왔으면 한번 손들어 봐주십시오. 그래서 내가 그랬습니다. 너가 우리 교회를 몰라도 보통 모르는 놈이 아니다. 왜냐 내가 살아있는 이상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떠날 수가 없고...
제가 우리 여의도순복음 교회 성도들로부터 엄청난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일보가 어떤 신문입니까. 우리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피와 눈물과 땀으로 수 천 억을 들여서 만든 신문을 왜 노조가 먹을라고 그럽니까.
여러분 그런 비도덕적이고 비인륜적인 집단이 어디 있습니까. 사람을 대할 때 존경을 가지고 대했는데 저를 목사라는 칭호까지 빼놓고 조용기라고 막말을 하는 아 그들을 지금까지 먹여주고 입혀줬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되면 안 됩니다. 교회를 얕잡아봐도 이렇게 얕잡아볼 수 없습니다. 내가 어제 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잠잠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집단이 교회다.
교회가 한번 화가 나면 무서운데 국민일보가 어떻게 교회가 세웠는데 노조가 들어와서 이 짓을 하면 기어코 우리와 붙어서 본때를 보여줄 수밖에 도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미안합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서 참 잘 돼가고 있는데 좀 삐뚤어졌으나 곧 잘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