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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70년만에 화장된 사이비교주의 머리

등록 2011-11-03 10:16

영화 <백백교>의 한 장면   일제 강점기 동학의 분파로 활동하다 일제에 의해 사이비교로 지목돼 처형된 백백교 전용해 교주의 머리 표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해 보관돼오다 사망 70년만에 화장됐다.

인체 표본 전시가 비인도적이라는 진정을 해 행정안전부로부터 백백교 교주의 인체 표본 폐기 결정을 받아낸 불교 단체 모니노는 전용해의 머리 표본을 인수해 지난달 25일 서울 시립화장승화원에서 화장시켰다. 모니노는 이어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전용해 교주의 위령제를 27일 봉행했다.

모니노쪽은 “설사 범죄자라 하더라도 사형 집행 후 표본으로 작성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백백교 교주가 비록 살인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범죄형 인간의 표본’으로 작성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표 혜문스님은 “본인과 유족의 의사에 반해 인체표본을 작성하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한 ‘인간 존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란 취지로 머리표본 폐기를 촉구해왔다”며 “부처님 당시 999명을 살인한 앙굴리라마도 부처님께 귀의해 참회하고 불법을 수행한 것처럼 전용해 교주도 불법에 귀의시키기 위해 위령제를 지낸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백백교>의 한 장면    

백백교는 일제가 망한다는 교리로 사람들을 현혹시켰다는 이유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 350명을 살해한 혐의로 수배됐고, 이 과정에서 전용해 교주는 경기도 양평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다. 전 교주의 목은 일제 경찰에 의해 잘려 ‘범죄형 두뇌 표본’으로 작성했고, 해방뒤 이를 인계받은 국과수에 보관됐다.

 모니노는 지난해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관된 기생 명월의 여성생식기 표본을 보관중지해줄 것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해 폐기시키고 명월의 천도재를 봉행한 바 있다.

한편 백백교는 백도교를 개칭해 우광현이 세웠다가 전용해가 이었다. 1919년 백도교 교주인 전정예가 사망하자 우광현이 그의 죽음을 숨기고 전정예의 아들 전용해와 상의하여 암매장했다. 그런데 1920년 평안남도 강서의 정성희가 그의 아버지 정근일이 백도교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데 격분해 경찰에 고발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전정예가 죽은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고, 많은 신도들이 이탈했다.  
영화 <백백교>의 한 장면  

이에따라 우광현은 교명을 백백교로 바꾸고 전정예를 교조로, 그리고 자신을 교주로 하는 새 교단을 창설했다. 1924년 우광현이 교주직을 사임하고 김공연이 취임했다가 1927년에는 차병간이 교주가 되면서 본부를 서울로 옮겼다.

실질적인 교단업무를 맡은 전용해는 간부 문봉조 등 18명과 함께 신도 31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940년에 모두 체포돼 12명이 사형을 선고받고 나머지도 무기 내지 수년씩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도주한 전용해는 경기도 양평 용문산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고, 이 교는 소멸되었다. 백백교는 전용해를 천부님의 아들로 받들고 세상은 멀지 않아 불심판과 물심판을 받게 되는데, 이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난소를 찾아야 한다면서 전국 53개소에 임시분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93년엔 <백백교>란 영화가 개봉돼 다시 한번 관심을 산 바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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