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방북하기 전 기념촬영한 한국 종교계 7대 종단 대표들 사진 <한겨레> 자료
한국 사회에서 종교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대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9월26일부터 10월15일까지 전국 16-69세 남녀 1천512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사회문화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점 만점에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2.89였으며 분야별로는 종교계가 3.00으로, 의료계(3.22), 시민사회(3.22), 학계(3.16), 대기업(3.12), 교육계(3.01)보다 낮았다. 국회.정당(2.17), 정부.지자체(2.48), 언론계(2.86), 금융계(2.88)는 평균 아래였다.
각 종교에 대한 신뢰도는 가톨릭이 4.11로 가장 높았고, 불교(4.05), 개신교(3.34), 원불교(2.31), 이슬람(1.20)이 뒤를 이었다. 자기 종교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는 신부(4.91), 스님(4.83), 목사(4.64) 순으로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로는 개신교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응답자의 57.0%는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로 개신교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불교(12.7%), 이슬람교(8.7%), 원불교(3.8%), 가톨릭(2.8%) 순이었다.
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종교로 개신교(53.2%)가 꼽혔고, 불교(23.7%), 가톨릭(17.6%)이 그 뒤를 이었다. 종교정당을 통한 종교인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매우 적절하지 않다’(26.0%), ‘다소 적절하지 않다’(25.5%), ‘적절하지는 않지만 그럴 수 있다’(35.1%)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당연한 일’ ‘매우 당연한 일’이라는 의견은 2.6%, 0.9%에 불과했다.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부과에 대해서는 ‘반대도, 찬성도 아니다’(32.5%), ‘찬성하는 편이다’(31.0%), ‘적극 찬성한다’(12.5%), ‘반대하는 편이다’(18.7%), ‘적극 반대한다’(5.2%) 등 찬성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현 정부가 종교차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1.7%)와 ‘그렇지 않다’(38.0%)는 응답이 39.7%로 ‘그렇다’(25.9%)와 ‘매우 그렇다’(7.3%)라는 의견(33.2%)보다 약간 많았다. ‘종교적 차별을 받는 종교’로는 불교(40.0%), 개신교(34.9%), 이슬람교(13.1%) 순으로 꼽혔다.
‘종교평화법’ 제정에 대해서는 ‘반대도, 찬성도 아니다’는 응답이 61.2%로 가장많았으며 찬성은 29.3%, 반대는 9.5%였다. ‘가장 평화적인 종교’는 불교(35.7%), 가톨릭(23.5%), 개신교(18.7%) 순이었으며 평화적인 종교가 없다는 응답도 20.8%에 달했다.
‘미래가 가장 밝은 종교’는 불교(34.5%), 가톨릭(32.5%), 개신교(26.8%), ‘고령화 현상에 가장 긍정적인 기여를 할 종교’는 불교 (32.5%), 개신교(31.8%), 가톨릭(28.0%) 순이었다.
이 밖에 응답자의 64.2%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는 빈부격차, 실업 및 빈곤, 정치 불안정, 환경문제, 노인문제 등을 꼽았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은 “불자들이 가톨릭, 개신교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의식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자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위해선 각 사찰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 차원에서 불자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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