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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원불교 산 증인’ 박장식 종사 열반

등록 2011-05-04 19:21

‘4대 종단’ 자리매김 핵심 기여

교인들 ‘무아봉공의 현신’ 추앙

원불교 역사의 산증인인 상산 박장식(사진) 종사가 4일 오전 3시36분 노환으로 열반했다. 향년 101.

1911년 1월 전라도 최고의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원 죽산 박씨 몽산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성법학전문대학(서울대 법대의 전신)을 졸업하고, 기업체를 일군 기업가였으나 20대 후반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를 만나 원불교에 입교, 41년 출가했다.

생전의 소태산과 상산 종사를 지켜본 문산 김삼룡(79) 전 원광대 총장은 “사회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지위를 누렸음에도 이를 모두 버리고 귀의해 털끝만한 사심이나 잡념 없이 모든 것을 헌신한 그는 소태산 대종사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다”고 회고했다.

43년 원불교 경전인 <정전>을 공동 편수했던 고인은 46년 원광대 전신인 유일학림 학장을 맡았고, 62~71년 교단의 행정수반인 교정원장을 지냈다. 현재 원불교의 정신적인 최고 지도자인 경산 장응철(71) 종법사는 고인이 교정원장 시절 시봉한 제자였고, 김주원(63) 현 교정원장은 원광대 학생이었다.

원불교 중앙총부는 지난해 고인의 백수를 맞아 전북 익산 원불교총부에서 ‘100살 기념전’을 열어 그를 기렸다. 생전부터 그를 기린 것은 원불교인들이 그를 ‘원만한 인격’의 표상으로 여기는 ‘무아봉공’(내가 없이 공익에 헌신함)의 현신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교단 최고 지도자인 대산 김대거 종법사가 사임하자 고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추천으로 선거가 치러졌고, 불과 56살이던 좌산 이광정이 4대 종법사로 선출됐다. 당시 혁명적인 세대교체에 즈음해 교단 원로들이 한참 후배인 새 종법사에게 인사를 하느냐 마느냐로 의견이 분분할 때 고인은 법복을 갖춰 입고, 길에서 마주친 젊은 종법사에게 오체투지로 큰절을 했다.

구한말 이후 수많은 자생종교들과 달리, 원불교가 어떤 잡음도 없이 ‘4대 종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데는 이런 무아봉공의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원불교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원불교 중앙총부는 4일 수위단회의를 열어 고인을 대각여래위로 추존했다. 내부 법계 가운데 최고위인 대각여래위는 지금까지 소태산 대종사와 2대 종법사인 정산 종사와 주산 종사 형제, 3대 종법사인 김대거 종사 등 4명만이 추존됐다.

유족으로는 제중·제인·환정씨 등 3남이 있다. 장례는 원불교 전체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익산중앙총부 대각전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10시30분, 장지는 익산 금마 원불교 영모묘원이다. (063) 850-3365.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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