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이어 사랑의 장기기증본부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 금권선거 파문 이후 법원 판결로 길자연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한기총 소속 단체들과 교단들이 잇따라 탈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개신교 복지단체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최근 구호단체 월드비전에 이어 한기총을 탈퇴하기로 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1일 누리집에 올린 공지사항에서 “최근 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등록에 참여한 여러분이 한기총과 관련된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탈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에 본부는 장기기증운동에만 전심을 다하고자 한기총에 탈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본부 쪽은 이어 “비록 탈퇴하지만,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단체, 기업 등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을 널리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자 외에도 상당수 회원을 둔 이 단체들은 부패 추문에 휩싸인 한기총에 가입해 기부금 일부가 한기총 회비로 지출된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자 대규모 후원 중단 사태가 이어질 것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개신교계 대표적인 두 사회단체의 탈퇴가 한기총 탈퇴 도미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한기총 해체’를 처음 제기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가 속한 고신교단과 개신교 최대 교단 중 하나인 예수교장로회통합(통합) 쪽에서도 탈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통합 쪽 경북노회와 경안노회는 최근 교단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에 한기총 탈퇴를 권고하는 안을 채택한 바 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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