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교회 사태 확산
‘국민일보’ 노조, 조 목사 부인 김성혜씨 배임 고발
횡령자료 등 확보한 듯…교회 사유화 논란 확대
<국민일보> 노조가 13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5) 원로목사의 부인 김성혜(69)씨를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조 목사 가족들의 비리 의혹 문제가 교회를 벗어나 사회법의 판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노조와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김씨가 교회 돈을 빼돌렸다는 각종 의혹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불거진 조 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 논란’의 파장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개혁연대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기 목사의 ‘친인척 중용 배제와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 사임’ 이행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불을 지폈다. 이날 회견은 최근 김성혜씨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예목사로 진입하는 등 조 목사 가족들이 교회와 재단 주요직책에 대거 진출하면서 애초 약속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혁연대는 회견에서 “교회 및 관련 기관의 재산은 절대로 조 목사 가족의 소유가 아니다”며 “친인척들의 교회재산 침탈로 조 목사와 교회가 겪었던 숱한 고통을 기억해, 약속대로 친인척들이 교회 및 관련 기관 요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정운형 집행위원장은 “최근 (김성혜씨가) 조용기 목사의 사망 전에 재산을 정리해두어야 한다고 한 의중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목사 가족들이 교회와 재단을 사유화하기 나선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개혁연대가 주목하는 것은 조 목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재)순복음선교회다. 조 목사가 3년 전 교회 담임직을 사퇴하고 이영훈 목사에게 승계해주었지만, 당시 교회와 재단의 모든 재산권을 (재)순복음선교회에 귀속시킨 뒤 대표이사직을 맡아 사실상 교회의 모든 것을 조 목사가 여전히 직접 관장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개혁연대쪽은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교회, 관련단체들의 재산을 관할하고, 제자교회들 헌금 중 20%를 받도록 돼 있다”면서 “조 목사가 그 자리를 떠나지않는 한 자율적 목회 운영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요직을 차지한 친인척들의 교회 재산 침탈과 이에 따른 각종 의혹들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연대에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실권을 사실상 김씨가 장악해 지휘권을 행사한다고 보고 있다. 김씨가 남편 조 목사를 움직여 이영훈 담임목사를 계통상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 사무국장은 “이 목사에게 최근 교회 분란의 책임을 뒤집어 씌워 퇴진시키고, 김씨나 그의 동생 김성광 목사가 교회를 장악해 사유화하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김한수 홍보실장은 최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 목사는 매일 새벽마다 (조용기) 원로 목사를 뵙고 보고를 드린다”면서 “둘 사이는 아무런 틈새가 없이 결속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혁연대 회견장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뱃지를 단 교인들도 상당수 방청객으로 나와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기독교하나님의성회 통합 쪽 박승학 전 헌법위원장은 “(김성혜씨의) 공로를 존중하기 위한 명예목사 제도는 문제되지 않으며, 조희준씨는 (아버지 조용기 목사가) 대형교회 목사여서 상처를 입은 피해자”라고 김성혜·조희준씨 모자를 옹호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김윤배 장로는 “원로 목사 가족 문제를 교인들도 다 알지만 50년간 교회를 키워온 원로목사에 대한 예우가 있고, 우리도 자정능력이 있으므로 참고 기다려달라”고 요구했다.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이라는 오태정 목사도 “능력이 있으면 되지 인맥이 왜 문제가 되느냐”면서 “조 목사가 개혁연대와 한 약속보다 성도들이 조 목사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방인성 개혁연대 전 집행위원장은 “3년 전 면담 당시 조 목사가 ‘아무리 교인들이 원하더라도 물러날 때가 되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전문은 휴심정(we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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