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와 3천억 문화기금 조성 협의” 주장
현 한기총 회장, 개인공약일뿐 공식입장 아니다
보수개신교를 대변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지난 21일 치른 1년 임기의 차기 대표회장 선거에서 ‘처치스테이’(Church Stay) 유치를 공약했던 길자연(69) 왕성교회 담임목사가 당선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날 선거에서 유효투표 185표 중 125표를 얻어 김동권 목사를 누루고 당선된 길 목사는 선거정책토론회에서 ‘불교계의 템플스테이’에 대치하는 처치스테이를 만들고 5~6년 동안 3천억원 정도의 문화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문화부 종무실장과 협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문화부는 “길 목사를 만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고, 현 한기총 회장 이광선 목사도 “개인 공약일 뿐 한기총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이 개신교계의 비판과 압력에서 비롯됐다고 불교계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길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처치스테이 주장을 현실화할 경우 정부-불교계간 갈등이 자칫 불교-개신교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3년과 2004년에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 세번째 대표회장을 맡는 길 목사는 이번 선거에서 ‘강성 공약’을 쏟아냈다. 그는 출마 소견서에서 “한기총이 사회와 정부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힘을 결집해야함을 절실하게 느꼈다”면서 “한기총 내부의 혼란을 조정하고 기독교 통일기금을 조성해 통일에 대비하며, 주일에 행하는 국가고시 철폐운동을 하며, 불교의 템플스테이 운동에 일방적으로 후원하는 정부와 조율해 기독교에 해가 되는 일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길 목사가 대표회장을 했던 지난 2004년 한기총은 대학로와 시청 앞에서 구국기도집회를 여는 등 우익인사들과 함께 보수집회를 주도한 바 있다. 길목사는 내년 1월20일 열리는 제22회 정기총회에서 인준을 받은 후 1년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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