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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교회, 성당, 사찰 어느정도나 힘들까

등록 2021-07-22 04:59수정 2021-07-22 10:23

중급규모 이상 대부분 교회
온라인 빠르게 정착 위기 극복
불교계 상대적 적응 더디지만
올해는 부처님오신날 공양 늘기도
“더 검약하고 성숙하는 계기”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교계도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헌금’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대처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의 비대면 예배 모습(사진 위), 아랫줄 왼쪽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 키오스크, 교회의 헌금 앱, 조계사의 온라인 유 아법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교계도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헌금’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대처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의 비대면 예배 모습(사진 위), 아랫줄 왼쪽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 키오스크, 교회의 헌금 앱, 조계사의 온라인 유 아법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코로나19로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로는 교회와 성당, 사찰과 같은 종교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개신교회들은 정부의 대면예배 중단 조치에 소상공인 이상으로 목소리를 높여 반발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를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이후 ‘현장예배 중단’이 일부 유흥시설과 대중교통시설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 성명을 냈다. 또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 소속 30개 교회는 지난 17일 서울행정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서 종교시설 4단계 수칙 집행정지를 신청해 소규모 종교시설 예배엔 20명 미만은 참석 가능하다는 판결을 얻어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종교계의 실제 운영 상황과 피해는 어느 정도나 심각할까.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고사될 상황일까. 종교계에선 헌금과 보시 등 수입이 평균 20~30% 정도 줄었지만, 고사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상가 교회 등의 미자립 교회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운영이 어려웠기에 ‘코로나’로 더욱 힘든 상황이지만, 중급 규모 이상인 대부분 교회는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헌금 문화’로 발 빠르게 이동하며 다른 종교보다 더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의 한 관계자는 “개신교회는 십일조 문화가 정착돼 있고, 교인들의 충성도가 강해 대면예배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창구를 통해 십일조와 헌금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입이 아예 끊기는 식당 등 소상공인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개신교계에선 대형교회들이 ‘코로나’ 이전보다 수입이 현저히 줄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교회로 손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2019년에 견줘 지난해 헌금액이 20%가량 줄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0%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홍보국 박명철 차장은 “대면예배가 어려웠던 지난해엔 매주 온라인 헌금 건수가 4만~5만건으로 늘었다”며 “지난 3~5월엔 (신자의) 20%까지는 예배 참석이 허용돼 직접 예배당에서 헌금하는 경우가 느는 바람에 온라인 헌금은 2만5천건으로 줄었지만, 총금액은 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초대형교회인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의 강동원 장로는 “‘코로나’ 이전보다 헌금이 20%가량 줄었지만, 대규모 대면행사를 못하게 되는 바람에 행사비와 시설운영비 등이 경감돼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 누리집 갈무리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 누리집 갈무리
여의도순복음교회 누리집 갈무리
여의도순복음교회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 상황에서도 유튜브 설교 등을 통해 인지도와 신자 호응도를 높인 교회는 오히려 수입이 늘어났다. 서울 용산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는 “헌금의 90% 이상이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청파감리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 신자가 150여명 등록했고, 헌금도 15% 늘었다. 가톨릭도 대면미사 축소·취소로 인한 주일 헌금은 크게 줄었지만, 신자 대부분이 평소 내던 교무금을 지속적으로 내 경영상 위기로 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온라인 보시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불교계는 개신교에 견줘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5월 ‘부처님 오신 날’ 연등 공양비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해 사찰 경영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남양주 성관사 주지 성진 스님은 “산중 사찰이나 기도암자의 경우 불자들이 직접 가지 않더라도 전화로 기도를 부탁하며 온라인 송금했던 문화가 ‘코로나’ 이전부터 있었다”며 “대면접촉을 못 해도 (보시금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불자들의 왕래가 잦아 불전함 수입 비중이 컸던 도심 사찰들이 타격이 클 것”이라고 했다. 실제 대표적인 도심 사찰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여전히 온라인 보시 비율이 전체 보시금의 10% 미만이다. 대면법회 축소 또는 중단으로 타격이 커 지난해부터 소속 승려 24명의 소임비(급료)의 50%와 재가종무원의 월급의 20%를 감액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연간 사찰 운영비의 상당액을 담당하는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수입은 지난해보다 올해 많이 늘어난 ‘기현상’을 보였다. 조계사 이세용 종무실장은 “지난해 신자들 연등 공양비가 ‘코로나’ 이전보다 20%가량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15%가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찰의 연등 공양비가 회복된 것은 사찰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불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불교계의 분석이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 누리집 갈무리
서울 종로구 조계사 누리집 갈무리
가톨릭 용인성당 유튜브 갈무리
가톨릭 용인성당 유튜브 갈무리
종교계에선 ‘코로나’ 위기에 종교인다운 해법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생계 문제를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개신교계에서도 ‘코로나’로 월세조차 내기 어려운 상가 교회 등 미자립 교회들을 돕기 위한 교단 차원의 구제책도 논의되고 있다. 감리교단은 일요일 오전 예배 이후 사용하지 않는 예배당을 미자립 교회들이 자립할 때까지 공유해줘 월세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가톨릭 청주교구 연수동성당 김인국 신부는 “어림잡아 주일 헌금 수입이 30%가량 줄었지만, 줄어든 만큼 덜 쓰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미친 바람이 천지에 향기를 흩뿌리네’란 무위당 장일순의 글처럼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상황을 종교인이 더 검약하고 성숙하게 되는 계기로 삼으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실상사 한주 법인 스님은 “실상사에선 소임승려들과 종무원들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소임비를 받지만 먹거리 대부분을 자급자족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살고 있다”며 “어려운 지금 상황을 오히려 자본주의의 과소비구조에 편승하지 않으며 ‘작은 것에 만족하는’, 소욕지족의 종교인다운 삶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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