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마음산책

우리 동네 황녀

등록 2016-12-19 10:48

<시로 여는 한주일>

감사와 행복 이해인 시

내 하루가 처음과 마지막 기도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그리고 내 한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되도록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다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감사하면 행복하리라감사하면 따뜻하리라감사하면 웃게 되리라 감사가 힘들 적에도 주문을 외우듯이시를 읊듯이항상 이렇게 노래해봅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 산을 바라 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산의 깊음을 통해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허름한 주막집. 주로 부침개와 홍합과 꼬막을 파는 집. 가격은 싸지만 인심은 푸짐한 집. 돈 없는데 술은 마시고 싶은 할아버지에겐 다른 사람이 먹다남은 술을 저장해뒀다가 내어주고, 거기에 새김치 한사발까지 내어주는 집. 60살 안팎으로 보이는 주인아주머니는 포근한 인상만큼이나 인심 좋습니다. 신산한 사람들의 삶을 귀담아 들어주며 때로는 박자도 맞춰주지요. 때론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렇게까지 고민하느냐"고, 이 술 한잔 마시고 가볍게 가볍게 살라며 덤 술 한잔 따라주시는 분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분을 '황녀'라고 부릅니다. 어느 `공주'를 연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 넉넉한 인심, 말씀과 마음씀이 이미 다 가져, 더 이상 욕심 낼 것 없는 분처럼 여유로웠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제밤 그 분의 사정을 듣게 됐지요. 그 집에 오는 손님 치고 행색이 괜찮아보이는 한 중년남성이 옆 테이블에서 "내 친구들은 잘도 사는데,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신세한탄을 했지요. 이를 들어주던 아주머니가 자신의 얘기를 해주더군요. "30년 넘게 장사를 했지만 집도 절도 없이 살아오다, 작년에 처음으로 허름한 빌라를 마련해 들어갔어요. 그러니 이 세상 재벌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더라고요. 남 보고 살 것 뭐있어요. 나 밥한끼 먹을 때 누군 열끼 먹나요. 이렇게 재밌게 살면 되는 거지요" 한 잔 마시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 어느 때보다 따뜻하더군요. 그 황녀를 보니, 저도 황태자처럼 넉넉하고 따뜻해졌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으며, 넉넉한 감사와 포근한 행복의 마음 잊지 마시길!

조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왜 같은 불교인데도 어디선 육식 금하고 어디선 허용할까 1.

왜 같은 불교인데도 어디선 육식 금하고 어디선 허용할까

삶을 바꾸는 5가지 명상법 2.

삶을 바꾸는 5가지 명상법

세계인들이 놀라는 한국인의 독특한 심성은 3.

세계인들이 놀라는 한국인의 독특한 심성은

주역엔 점과 사주 그 이상의 것이 있다 4.

주역엔 점과 사주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신은 존재하는가 5.

신은 존재하는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