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100일 순례'선포
연평도 포격현장서 절명상
생명평화결사단이 남북간 긴장 상황에서 우리 안의 평화의 기운을 끌어내기 위해 추운 겨울 다시 길을 나섰다. 생명평화결사는 2003년 도법 스님 등을 주축으로 만든 단체로 그동안 탁발순례 등 활발 생명평화 활동을 벌여왔다.
생명평화결사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동인천문화공간 스페이스빔에서 ‘한반도생명평화공동체’ 실현을 위한 100인 100일 순례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엔 순례단장인 권술룡 생명누리공동체 대표를 비롯해 김경일 성공회 신부, 박두규 시인, 양재성 목사, 호인수 신부, 서영남 민들레국수 대표, 정세일 생명평화기독연대 공동대표,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의장인 김성복 목사 등이 함께했다.
선포식을 마친 이들은 인천연안부두 여객터미널까지 도보로 이동해 생명평화 절명상을 했다. 이어 16명이 첫 순례지인 연평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중학생 2명과 지방에서 올라온 주부도 함께했다.
3시간의 항해 끝에 연평도에 도착한 순례단은 연평도성당 김태완 신부의 안내를 받아 눈 쌓인 연평도를 걸어서 돌았다. 순례단이 주일날 미사에 참여한 연평도성당 앞마당에도 폭탄이 떨어져 성당 차량이 파손됐고, 섬 전체에 폭격의 상흔이 깊게 패어 있었다. 매스컴에서 접한 것보다 더욱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순례단 중 일부는 이부자리도 없이 방공호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10여군데의 민박집 주인들 대부분이 외지로 떠나 민박집도 두 군데밖에 없어 하마터면 한뎃잠을 자야 하는 상황일 만큼 연평도는 폭격 뒤 후유증으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었다.
황대권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은 “연평도에 민간인이 없다면 군인들도 불안해서 군생활을 하기 어려울 만큼 민간인들의 거주 자체가 전쟁 억지에 도움을 주고, 실제 이를 이용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실제 민간인들의 안전과 보호엔 너무나 소홀했다”면서 “반면 군이 다연장포 등 배치 무기를 관광객들에게 노출하며 ‘안보 장사’와 ‘안보 관광’에 더 주력하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연평도에서 절명상을 하면서 이곳에 전쟁이 아닌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고 첫 순례를 마쳤다. 순례단은 오는 3월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100군데에서 차례대로 평화 순례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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