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날에
조오현
나이는 뉘엿뉘엿한 해가 되었고생각도 구부러진 등골뼈로 다 드러났으니오늘은 젖비듬히 선 등걸을 짚어 본다
그제는 한천사 한천스님을 찾아가서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보았다말로는 말 다할 수 없으니 운판 한번 쳐 보라, 했다
이제는 정말이지 산에 사는 날에하루는 풀벌레로 울고 하루는 풀꽃으로 웃고그리고 흐름을 다한 흐름이나 볼 일이다.
조오현(1932~)=선사, 시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창시자. 신흥사 조실. <무문관>, <벽암록>(불교시대사), 시집 <아득한성자>(시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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