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가톨릭 청년들, 몽골 초원에 가다 | | | | | | | | | | | | | | | | | | | | | | | | 1.게르에서 유목민과 함께 보낸 1박2일 2.한국-몽골의 청년들, 두나라 한 형제 3.전설로 사라질 유목민을 살릴 한국 가톨릭 선교사들의 푸른꿈
게르에 도착한 한국과 몽골의 청년들. 초원은 길이 없어도 대부분 차가 달릴 수 있을만큼 평평하다
게르 안에서 애완견같은 어린 양과 놀고 있는 유목민 소년
신밧드의 말들
신반드네와 손님들과 함께한 한-몽 청년들
한국가톨릭 청년들이 푸른 초원의 나라 몽골에 갔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청년자원활동단 15명이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매년 여름엔 몽골에서 겨울엔 캄보디아 등에서 청년자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25일부터 8일까지 14박15일동안 초원의 작은 도시 종못드의 폐교에 만들어진 유목민센터에서 몽골청년 15명과 함께 어울려 자고 먹고 기도하고 일했다. 후반 6일동안 이들을 동행 취재했다. 이를 3편으로 나눠 싣는다.
지난 3일 한국인과 몽골 청년 자원활동단들이 함께 유목민 게르로 떠났다. 4인1조가 되어 게르에서 유목민들과 1박2일 함께 한 것이다.
센터에서 한시간가량 초원을 달려 신밧드(48)네 게르에 도착한 대학 2학년 휴학생 김근아씨 조원들은 진행자들이 초원 한가운데 떨쳐놓고 가자 먼 별나라에 떨어져버린 것 같았다. 게르 안으로 들어서면서 쌀과 식용유와 빵등 준비한 선물을 내놓았지만 아무런 반찬 없이 수제비를 먹던 신밧드씨는 본체만체였다.
열살짜리 소년 채스른만이 이방인의 방문에 호기심 어린 미소를 보냈다. 잠시 뒤 딸 수릉(23)씨가 구유주 한대접씩 내밀었다. 말젖을 막걸리처럼 발표시킨 전통 음료수였다. 이방인들이 과연 먹을까 지켜보던 유목민들은 한국 청년들이 이를 비워내자 비로소 눈빛이 변하며 말젖으로 담은 치즈도 먹어보라고 권했다.
한시간쯤 지나 게르엔 수의사가 도착했다. 양들을 예방접종하기 위해서였다. 신밧드씨 부자가 말을 타고 지평선 너머로부터 양떼를 몰고와 우리에 넣었다. 무려 200마리나 되는 양떼를 붙잡아 주사를 마치느라 노심초사하는 것을 본 대학 1년생 김태현씨도 우리 안으로 들어가 예방접종을 도왔다. 청년들은 한시간 가량 유목민과 함께 땀 흘렸다. 유목민들은 게르로 들어가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구유주를 내왔다.
말젖을 짜는 신밧드와 딸. 봄에 낳은 새끼를 데려와 몇모금을 빨린 뒤 어미말 앞에 놓고 젖을 짠다
짜온 말젖을 항아리에 붓는 신밧드의 큰아들. 이것을 발표시킨 구유주는 말걸리와 비슷한데, 유목민들은 물 대신 구유주를 주로 마신다
말을 타는 소년. 유목민 아이들은 7살만 되면 능란하게 말을 탄다
멀리 나가 풀을 뜯어먹던 양들을 게르쪽으로 몰고오는 유목민 신밧드와 아들
몰고온 양을 우리에 넣고 있는 유목민들
수의사의 양 예방접종을 돕고 있는 김태현씨
예방접종 후 다시 풀을 뜯으로 가는 양떼
게르에 간헐적으로 이웃 유목민들을 들렀다. 노크를 하지도 주저하지도 않는 손님이 들어서면 주인인 여지없이 구유주가 한대접 떠 갈증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저녁식사 때가 되어 찾아온 손님에겐 먹던 수제비를 한 그릇 더 떠내어올 뿐이었다. 저녁 때가 되자 신밧드의 친구 유목민 대여섯명이 놀러왔다. 이들은 자기들이 가져온 보드카를 권하며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별같은 눈빛을 보냈다.
벗들이 배웅한 뒤였다. 말 수가 적어 무뚝뚝하게 보이던 신밧드씨는 손짓으로 ‘이렇게 누워보라’며 초원 위에 누웠다. 드넓은 하늘지붕에선 지상 최고의 별잔치가 펼쳐졌다.
대학 1년생인 김태현씨는 “게르 흙바닥에서 아무 반찬 없이 수제비나 국수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이토록 삶의 여유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놀라워했다.
게르 안에서 반갑세 해후하는 신밧드와 손님
게르 안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자 신이 난 유목민 소년
유목민 가족이 자고 먹고 요리하는 모든 게 원룸인 이 게르 안에서 이뤄진다
게르 안엔 위성을 통한 텔레비전도 있다. 요즘은 유목민들도 대부분 차나 오토바이를 갖고 있다
유목민의 식사, 말젖으로 끓인 밥(아래 왼쪽과 오른쪽)과 말젖으로 계란 후라이처럼 만든 으름(위 왼쪽), 말젖으로 만든 치즈
대학원 졸업생인 김지은(23)씨는 “누군가 온다고 해서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더 만들지 않고 마유주 한그릇만 대접하면서도 서로 이웃끼리 우정을 나누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한국에선 거의 걱정투성이인 내 삶과 달리 순간 순간 일에만 집중하면서도 평화로운 그들을 보며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간호사를 하다가 자신을 돌아보고 싶어서 퇴직하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지현(30)씨는 “물 한 컵으로 치솔질과 고양이세수까지 하면서도 불편해하지않는 유목민과 푸른 대자연에서 치유받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오솔미란 이름으로 활동한 탤런트 한혜선(41)씨는 “요즘 몸이 안좋은데다 저체온증까지 있어서 흙바닥에서 자는 게 걱정이 많았는데 게르에서 자고 일어나면서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은 상쾌함 속에서 주님의 임재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신밧드네 옆 게르에 사는 유목민 쌍둥이 소녀들. 신밧드 누나의 딸들이다
유목민과 한-몽 게르 체험자들
옆게르로 국제청년자원활동을 함께하는 벗들을 찾아나선 청년들. 초원에선 거리를 측량하기 어렵다. 10분 거리처럼 보인 곳을 40분이나 갔다.
초원 위로 뜨는 달
대부분 도시에서 자란 몽골 청년들도 게르에서 하룻밤은 생경한 체엄이었다.년 하트나(20)는 “문을 잠궈두지도 않고 허심탄회하게 이웃과 오가면서 평화를 누리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유목민촌에서 몽골의 전통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게르에서 대자연의 축복을 체험하고 센터로 돌아온 한국청년들은 근심 걱정의 누런빛 마음을 벗고 푸른 마음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종못드(몽골)/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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