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쪽 “소송 취하 말고 법정서 가리자”
명진-이동관-김영국 진실공방 반전 거듭
불교계에 대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 대표의 ‘외압’ 발언이 사실로 확인된 가운데,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의 외압 가세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대외협력위원은 22일 불교계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이 ‘이동관 수석과 직접 통화를 안했다고 한 <불교포커스>의 기사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방은 지난 11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김영국 위원이 안상수 대표의 외압 발언이 사실이라고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3월 22일) 밤 대통령 직속기구 인사와 만났고, 그 인사가 바꿔줘 이 수석과 한 통화에서 이 수석이 기자회견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쌍욕까지 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조계종 내부의 인사까지 나서 여당대표가 개입했다는 발언을 사실로 확인할 경우 파장을 우려해 청와대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나섰다는 점을 명진 스님이 폭로하자 이동관 수석쪽은 즉각 “김영국 위원과 직접 통화한 사실이 없다”면서 13일 명진 스님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불교계 인터넷매체인 <불교포커스>는 21일 ‘김영국 씨가 이동관 수석과 직접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는 기사를 머리기사로 올렸다. 김영국 위원이 <불교포커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그러자 ‘명진 스님의 주장이 허위임이 밝혀졌고, 지금이라도 명진 스님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다면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말을 빌린 보도 등이 나왔다. 이로써 이 공방은 이동관 수석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김영국 위원이 22일 새벽 불교계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불교포커스> 기자와 이런 내용의 통화나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함으로써 사태는 다시 역전됐다.
이에 따라 봉은사 황찬익 대변인 논평을 내 이동관 수석쪽에 대해 “봉은사는 명진 스님에 대한 소송을 어떤 이유로도 취하하지 말 것을 재차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떳떳하다면 재판정에서 가리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그 자리에서 ‘브이아이피(VIP·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에게 보고해야하니 빨리 대답해 달라’는 발언도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왜 대통령께서 (김영국 위원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만약 대통령께서 개입했다면 어디까지 한 것인지도 재판을 통해 가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진실공방은 오는 30일 6시간에 걸쳐 조계종 총무원에서 총무원쪽과 봉은사쪽, 불교단체쪽 등 9명이 나설 ‘봉은사 문제 토론회’에서 다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0/0423/well_2010042314851.jpg)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