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의 소리’발간 40돌 기념 강연회도...
“아무리 언론이 살아 있다고 하여도 씨알이 깨어 살아 있지 못하면 죽은 사회요, 아무리 언론이 죽어 있다고 하여도 씨알이 깨어 살아 있다면 그 사회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과 경제권이나 사법부나 행정부가 잘 되어 있다고 하여도 씨알이 죽어 있으면 그것은 죽은 사회지만, 그것들이 어지럽다고 하더라도 씨알만 살아 있다면 희망이 있는 사회다. 씨알만이 처음이요 끝이다. 온갖 사회의 지도급에 있다는 존재들이 시류에 넘어가고 곡학아세를 한다고 하여도 씨알만이 단단히 여물면 그 사회는 희망이 있다. 성숙된 사회인가 아닌가를 가늠하는 잣대는 바로 씨알에게 있다.”
40년 전인 1960년 4월19일 <씨알의소리> 창간호를 통해 포효했던 함석헌의 목소리가 다시 메아리친다. 함석헌기념사업회는 <씨알의소리> 발간 40돌을 맞아 <함석헌 연구> 창간호를 펴냈다. 일 년 두 차례씩 펴낼 이 책 창간호엔 함석헌에 대한 연구물들이 수록돼 있다. 또 <씨알의소리> 특집호엔 70년대 초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던 법정 스님의 미발표 원고도 실려 있다.
함석헌기념사업회는 <씨알의소리> 창간 40돌을 맞아 따로 기념식은 하지 않고, 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씨알은 왜 혁명을 하여야 하는가?’란 주제로 한신대 명예교수인 김경재 씨알사상연구원장과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강연회를 연다.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김경재 원장은 “씨알 자기는 그대로 놔두고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조직구조를 바꾸는 ‘사회구조의 외면적 혁명’이나 자기 안으로만 파고드는 ‘개인정신의 내면적 혁명’만을 가지고서 씨알 혁명은 안 된다”면서 “내면적 주체적 행위로서 씨알 혁명은 순수한 씨알 생명 겉에 붙은 온갖 오물과 문명의 기름덩이를 걷어내고 정화시켜 순수한 본래 생명모습을 되찾고, 씨알 생명을 옥죄이고 죽이는 세력들에 저항하는 용기를 회복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상봉 교수는 “씨알이란 전체를 자기 속에 품은 생명으로서의 자아”라며 “함석헌은 우리가 자기를 내면에서 바꾸어 세상을 전체로서 새롭게 하는 그런 참된 혁명을 가리켜 씨알 혁명이라 불렀다”고 설명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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