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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마음산책

주검 기증자는 빛이 맞아줘

등록 2009-04-01 01:38

<체험으로 읽는 티벳 사자의 서> 저자 강선희씨

죽음에 대한 공포로 3~4일은 혼절상태

화장하면 유체이탈한 영혼이 못돌아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 청사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강당에서 ‘죽음’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운동본부 초청으로 강연에 나선 이는 강선희(46)씨였다. 평범한 주부로 살면서 위파사나, 주력, 간화선, 티베트 불교 등을 수행해온 강씨는 8세기 티베트불교를 중흥시킨 파드마삼바바의 <티벳사자의 서>에 자신의 명상 체험과 임사체험자들의 증언을 덧붙여 최근 <체험으로 읽는 티벳 사자의 서>를 펴낸 저자다.

 

강씨는 임종 직후부터 누구에게나 빛이 나타나는데 선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맑고 투명한 빛이, 악업을 쌓은 사람에겐 탁하고 어두운 빛이 일어나는 현상 등을 설명한 뒤 <사자의 서> 가르침에 따라 임종자를 붙들고 흔들거나 울부짖지 말고, 고요한 가운데 임종자가 정수리쪽의 빛을 응시하며 그 빛 속으로 들어가도록 이끌면 지극한 평화 속에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을 지켜보며, 용어는 달랐지만 ‘빛’(광명)으로 인도하는 것이 <사자의 서>에서 가르치는 것과 너무나 유사한 데 놀라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장례경문을 저절로 외우게 됐다”면서  ‘이 세상을 떠난 추기경 김 스테파노를/평화와 광명의 나라로 부르시어/주님 안에서 성인들과 함께 살게 하소서//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라는 경문을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대부분의 임종자들이 죽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두려움 때문에 의식이 혼절해 3~4일을 기절상태에서 보내며, 유체이탈한 영혼이 몸으로 돌아오려 해도 주검이 냉동실에 들어가 있거나 화장되거나 안장된 뒤여서 돌아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김수환 추기경처럼 각막을 기증하거나 주검을 기증해버리면 임사체험자들처럼 살아날 방법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 아닌가?”

 

한 참가자의 질문에 강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자의 서>에선 마지막 죽을 때 의식이 사후세계와 환생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임종자가 원치 않는 가운데 주검이 훼손된다면 큰일날 일이지만  임종자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몸둥이마저 자비와 보시의 마음으로 주고 간다면 지극히 맑고 밝은 빛이 그를 맞이할 것이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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