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한 인터뷰]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지난달 13일 경기 용인시 오케이금융그룹 체육관 앞에서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준희 기자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지난달 13일 경기 용인시 오케이금융그룹 체육관 앞에서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준희 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533/imgdb/original/2023/0301/20230301502698.jpg)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지난달 13일 경기 용인시 오케이금융그룹 체육관 앞에서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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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왕 부용찬 부용찬은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20년 군대에서 돌아온 뒤 “잊힐 수 있다”는 불안감에 기르기 시작했던 수염이나, 덩달아 길어진 머리카락 때문이 아니다. 이번 시즌 그는 ‘수비’하면 부용찬이 떠오를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기록에서도 디그(2위)와 리시브(7위) 등 전체적으로 상위권을 달린다. 특히 지난 5라운드 때는 6경기 동안 디그 1위(64개)를 달리며 수비 부문 1위에 올랐다. 다만 오케이금융그룹은 5라운드에서 2승4패로 7개 팀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현재 순위는 5위(승점 41)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4위와 승점 차이는 6점. 부담은 없을까. 부용찬은 “치열한 순위 싸움 때문에 조금 피곤하지만, 팬분들께서는 (이런 경쟁이) 재밌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오히려 다른 팀 상황에 따라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 경기 동기부여가 되는 면도 있다”고 했다.
![오케이 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 한국배구연맹 제공 오케이 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 한국배구연맹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533/imgdb/original/2023/0301/20230301502696.jpg)
오케이 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 한국배구연맹 제공
긍정은 나의 힘 사실 이런 경쟁은 선수 입장에선 반갑지 않을 법하다. 매번 봄배구와 탈락 문턱을 넘나들며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용찬은 긍정적이다. 그는 “지금 당장은 매 경기 치르는 게 너무 치열하다 보니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지나고 돌아봤을 때는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다”라고 했다. 부용찬의 긍정은 팀 전체 사기를 북돋는다. 석진욱 오케이금융그룹 감독이 “불안한 심리는 전염될 수 있다”며 “화이팅 좋고 팀에 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부용찬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어디서 나올까? 성경 속 삼손처럼 긴 머리카락에 힘의 원천이 있는 걸까. 사실 부용찬은 과거 짧은 머리 시절에도 적극적인 경기로 주목받았다. 유튜브에 부용찬을 검색하면 ‘끈기’, ‘몸을 날리는’, ‘믿을 수 없는’ 등 키워드가 따라붙는 이유다. 부용찬은 “성격이 원래 적극적이고, 항상 책임감을 느끼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로 박지성을 꼽았는데, “항상 열정과 간절함을 가지고 뛰었고, 덕분에 자기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445/imgdb/original/2023/0301/20230301502697.jpg)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리베로, 그리고 히어로 리베로는 큰 주목을 받는 포지션은 아니다. 공격과 수비가 있는 종목에서는 주로 화려한 득점을 터뜨리는 공격수가 눈에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용찬은 리베로도 충분히 공격적으로 존재감을 내뿜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코트에서 소리 지르고 포효하고, 상대가 저를 피하게끔 하는 게 제 방식”이라고 했다. 길게 기른 머리카락은 “지저분하다”고 눈총도 받았지만, 이제는 상대를 떨게 하는 사자 갈기가 됐다. 프로 데뷔 13년차. 부용찬은 새삼 세상이 변했음을 실감한다. 특히 ‘위기설’이 나오는 남자배구를 볼 때 그렇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 부용찬은 “어떻게 보면 배구라는 종목 자체 인기가 올라갔다.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김연경(흥국생명)이라는 슈퍼스타 덕분에 새로 유입되는 팬도 많다. 그런 분들이 배구 자체에 관심을 갖고, 남자배구도 보다 보면 팬층이 오히려 두터워질 것 같다”고 했다. 다가올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남자배구 열풍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경기 도중 포효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경기 도중 포효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50/934/imgdb/original/2023/0301/20230301502699.jpg)
오케이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경기 도중 포효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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