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황연주가 10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공을 만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절대 강자는 없었다. 지난주 프로배구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한쪽에선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이 최하위 팀들에게 잇달아 무릎을 꿇었고, 다른 한쪽에선 변하지 않을 듯 보였던 선두권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자부에서는 ‘2강’으로 꼽히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차례로 무너졌다. 충격이 더 컸던 건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10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에 2-3으로 패했다. 리그 1위가 7위에게 무너졌다. 승점 3점을 자신하며 광주에 갔을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 시즌 3승 제물이 됐다. 외국인 선수 부재 속에 선수단 전체에 피로가 쌓였고,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빠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충격이었다.
현대건설이 주춤한 틈을 타 1위 등극을 노렸던 흥국생명은 11일 인천에서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에 일격을 당했다. 안방에서 당한 1-3 패배다. 리그 순위는 흥국생명이 2위, 기업은행은 6위였다. 현대건설(승점 61)은 2-3으로 패해 승점 1을 챙긴 탓에, 7일 수원에서 현대건설을 꺾으며 승점 동률을 이뤘던 흥국생명(승점 60)은 한걸음 앞서가는 현대건설을 바라만 봐야 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두 팀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대한항공 링컨이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부에서는 공고해 보였던 대한항공 독주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19승8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패배한 8패 중 4패를 최근 경기에서 잇달아 당했다. 리그 4연패 중이다. 특히 10일 천안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한 건 뼈아팠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승점 56)은 현대캐피탈(승점 52)과 격차가 승점 4로 줄어들었다. 무서운 추격이다. 이제는 리그 1위 자리를 자신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이제 14일 인천에서 케이비(KB)손해보험을 만난다. 케이비손해보험은 지난달 24일 의정부에서 대한항공에 0-3 셧아웃 패배를 안기며 팀을 연패 늪에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봄배구 진출권을 두고 리그 4위 경쟁에 한창인 케이비손해보험과 계속 지고 있는 대한항공. 양쪽 모두 어느 때보다 승점이 간절한 만큼, 처절한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추격자 현대캐피탈은 15일 대전에서 리그 꼴찌 삼성화재를 만난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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