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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은 왜 올림픽에서 퇴출 당할 위기에 놓였을까? [아하 스포츠]

등록 2023-10-12 16:36수정 2023-10-13 02:37

프랑스의 토니 빅터 제임스 요카(왼쪽)와 영국의 조 조이스가 지난 2016 리우올림픽 복싱 남자 수퍼헤비급 경기를 치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신화 연합뉴스
프랑스의 토니 빅터 제임스 요카(왼쪽)와 영국의 조 조이스가 지난 2016 리우올림픽 복싱 남자 수퍼헤비급 경기를 치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신화 연합뉴스

어쩌면 2028 엘에이(LA)올림픽 때 복싱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엘에이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야구·소프트볼, 플래그 풋볼(변형 미식축구), 라크로스, 크리켓, 스쿼시 등 5개 종목의 정식 종목 추가를 건의했다. 15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회에서 이들 종목이 정식 종목에 오르는 데 성공하면, 복싱과 역도, 근대5종 등 유서 깊은 종목들이 자리를 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에이올림픽조직위원회는 새로 추천한 종목들이 보다 많은 팬의 관심을 끄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케이시 와서먼 조직위원장은 “새로 추가를 제안한 5개 종목은 모두 미국과 세계의 뒷마당, 학교 운동장, 커뮤니티 센터, 공원 등에서 열린다. 새로운 선수들과 다양한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디지털 공간에서 올림픽의 존재감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직위가 새로 제안한 종목 가운데 스쿼시를 뺀 4종목 모두 비교적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단체 종목이다. 크리켓과 플래그 풋볼 11명, 라크로스 10명, 야구·소프트볼 9명 등이다. 일반인이 취미로 접하기에 어렵지 않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반면, 복싱과 함께 퇴출 위기에 놓인 역도와 근대5종, 브레이킹 댄스는 모두 개인 스포츠에 가깝고, 동호인의 진입 장벽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

복싱의 경우는 이러한 표면적 이유 말고도 더 복잡한 사연이 있다. 국제복싱협회(IBA)의 불안정한 지위가 그리스 고대 올림픽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복싱의 지위까지 흔들고 있다.

우마르 크렘레프 국제복싱협회 회장이 지난 7월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우마르 크렘레프 국제복싱협회 회장이 지난 7월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16 리우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회 기간 내내 복싱 종목에서 판정 시비가 일었다. 독립조사기구가 분석한 결과, 무려 11경기에서 조직적인 승부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0 도쿄올림픽부터 국제복싱협회를 배제하고, 직접 꾸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복싱 종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오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복싱 종목을 자체 운영할 예정이다.

우마르 크렘레프 국제복싱협회 회장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된 흐름을 뒤엎은 점도 문제가 됐다. 국제복싱협회는 이들 국가 선수들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뿐 아니라 국기 게양, 국가 연주까지 허용해 국제 사회와 복싱 팬들로부터 큰 비판을 샀다. 이어 국제복싱협회가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협회 후원사로 받아들이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와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남자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국기가 등장했다. 타슈켄트/EPA 연합뉴스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남자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국기가 등장했다. 타슈켄트/EPA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결국 지난 6월 “국제복싱협회의 자체 개혁안이 기준에 못 미친다”며 국제복싱협회에 대한 국제경기단체 승인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복싱의 올림픽 퇴출을 우려한 미국, 영국 등은 국제복싱협회를 탈퇴해 새 조직 ‘월드 복싱’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최희국 대한복싱협회 사무처장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지게 된다면 종목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훼손될 뿐 아니라 선수 육성 등에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제복싱협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원만하게 합의를 이뤄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복싱협회의 국제복싱협회 탈퇴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까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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