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정말 재밌는 높이뛰기였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우상혁(27·용인시청)은 4일 중국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기록해 2위를 차지한 뒤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쉬움을 감추기 위한 억지 미소가 아니라, 진짜 행복에서 나온 미소로 보였다.
이날 2m35를 기록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밀려 2대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은 “바르심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제가 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흥미롭다”라며 “내년에 파리올림픽이 있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해보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바르심 선수도 저를 의식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서로서로 시너지가 나면서 (바를) 넘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로 경쟁하면서 의욕을 끌어당기고, 그래서 둘 다 (2m33까지) 1차 시도에 넘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제가 집중해서 2m35도 넘었어야 했는데 아쉽게 못 넘었지만, 파리올림픽까지는 그 기록을 꼭 넘을 것”이라고 했다.
우상혁(왼쪽)과 무타즈 에사 바르심이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끝난 뒤 손을 맞잡으려 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우상혁은 은메달(2m28)을 목에 걸었다. 다만 그때는 바르심이 부상으로 불참했다. 우상혁은 지금과 그때 얼마나 성장했다고 느낄까. 우상혁은 “그때 영상 보면 진짜 어떻게 저렇게 뛸 수 있나 싶다. 억지로 뛰었던 것 같다”라며 “지금은 너무 여유롭게 뛴다. 그때는 강박과 압박 속에 제가 좋아하는 종목을 즐기지 못했다. 지금은 즐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대회를 위해선 체중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높이뛰기. 취재진은 우상혁에게 앞으로의 ‘식사 계획’도 물었다. 우상혁은 “너무 배가 고픈데, 전국체전이 남아서 먹지는 못한다. 끝나고 나서 먹겠다”라며 “메이저 대회는 작년보다 (올해가) 성적이 더 좋은 것 같다. 내년에도 차근차근 계단 오르듯이 잘 준비해서, 파리올림픽 때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항저우/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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