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또 하나의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루면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아시안게임 국내 선수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6개)을 세우게 된다.
구본길 이전에 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 등 5명이 있었다. 구본길이 사브르 단체전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개최국 중국을 꺾는다면 이들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등극할 수 있다. 5명 중에서도 ‘마린 보이’ 박태환은 사격 종목을 제외하고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14개)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2014년 인천 대회 때도 6개의 메달을 획득했지만, 추후 도핑(금지 약물 복용) 양성 반응으로 박탈당했다.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메달 수상자는 모두 사격 종목에서 나왔다. 중국의 왕이푸는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로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20년 간 선수로 뛰며 금 14개, 은 8개, 동 3개 등 총 25개의 메달을 쓸어갔다. 한국 선수 중에선 박병택이 사격에서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6회 연속 출전해 19개 메달(금 5, 은 8, 동 6)을 목에 걸었다. 이 기록은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북한 사격 선수단장으로 대회에 참가한 서길산. 연합뉴스
단일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는 북한의 사격 영웅 서길산이다. 서길산은 1982년 뉴델리 대회 때 사격 부분 개인전에서 금 4개, 단체전에서 금 3개, 은 1개를 따내 ‘인민체육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길산은 다관왕 소감을 말하는 기자회견에서 “적의 심장을 쏜다는 각오로 했더니 백발백중이 됐다”고 밝혀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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