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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올림픽] 남녀평등 넘어 ‘제3의 성’ 선수도 품는 올림픽

등록 2022-01-25 17:47수정 2022-01-26 02:33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티모시 르두(오른쪽)와 그의 페어 파트너 애슐리 케인그리블. 테네시/AFP 연합뉴스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티모시 르두(오른쪽)와 그의 페어 파트너 애슐리 케인그리블. 테네시/AFP 연합뉴스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1896년 부활시킨 첫 근대올림픽에 참가한 380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근대올림픽의 아버지는 여성이 함께하는 올림픽에 대해 “실용적이지도, 흥미롭지도, 미학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가 쌓은 ‘금녀의 벽’은 얼마 가지 않아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2회차인 1900 파리올림픽부터 최초의 여성 선수들이 등장했다. 전체 997명 중 22명, 약 2.2%였다.

성평등의 물결은 서서히 차올라 한 세기를 넘겨 균형에 근접했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참가 선수 중 여성 비중은 약 45%로 예상된다. 지난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여성 선수 비율은 41.1%로 겨울올림픽 기준 최고였다. 여름올림픽에서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때 48.5%까지 상승해 숫자만 놓고 보면 역대 가장 ‘성평등 한 올림픽’이 됐다. 미국·중국·영국 대표팀은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보다 많기도 했다. 이번 베이징에서도 호주 대표팀의 여성 선수 비율이 52.3%로 과반을 넘겼다. 호주의 공영방송사 <오스트레일리아 방송 협회(ABC)>는 “2014 소치겨울올림픽 당시 기록인 51.7%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는 꾸준히 올림픽의 문턱을 낮춰온 결과다. 지난 199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향후 올림픽 신설 종목은 남녀 부문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는 전 참가국에 대해 여성 선수를 출전하도록 권고하는 규정이 신설됐고, 지난 도쿄올림픽부터는 모든 국가에 1명 이상의 남녀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도록 했다. 혼성 종목도 늘었다. 이번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는 1인 봅슬레이인 모노봅에 여성 부문이 생겼고, 쇼트트랙 계주와 스키점프, 스키 에어리얼, 스노보드 크로스에 혼성 단체전이 추가됐다.

양성을 넘어 더 다양한 성 정체성(LGBTQ)이 올림픽의 울타리로 들어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베이징에서는 최초로 남녀가 아닌 ‘제3의 성’ 논 바이너리 선수를 볼 수 있게 됐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에 출전하는 미국의 티모시 르두(31)는 이미 2019년과 2022년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성 소수자 챔피언’이다. 그는 “성 소수자들은 항상 스포츠의 일원이었다”며 “사람들이 나(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올림픽 최초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했던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커밍아웃한 성 소수자가 최소 168명가량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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