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치아 대표팀 최예진(왼쪽부터), 정호원, 김한수가 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보치아가 개최국 일본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9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로 구성된 보치아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 카와모토 케스케(22), 다카하시 카즈키(41), 다나카 케이코(39)를 5-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 주영대에 이어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
보치아 페어는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엔드(총 4엔드)별로 흰 표적구에 공을 6개씩 보내 상대 공보다 표적구에 공을 가깝게 붙이면 득점하는 경기다. 겨울 종목인 컬링과 비슷하다.
한국은 자타공인 보치아 최강국이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1위에 오른 뒤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이 세운 9연패와 비견되는 대기록이다.
이날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대표팀 내에서도 에이스로 꼽힌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패럴림픽 금메달, 2012 런던패럴림픽 은메달, 2016 리우패럴림픽 금메달 등을 획득한 보치아 최강자다. 최예진은 2012 런던패럴림픽 금메달, 2016 리우패럴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한수 역시 2016 리우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이들은 2016년 리우 대회 때도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일군 바 있다. 5년 만의 재도전에서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꾼 것이다.
선수 개개인도 각종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승리로 정호원은 4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최예진은 3대회 연속 메달이다. 김한수는 패럴림픽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개인전 탈락의 아쉬움도 씻었다. 정호원은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개인전 2연패를 노렸고, 단체전 은메달만 있는 김한수도 이번 대회 개인전 메달을 노렸지만 두 선수 모두 표적구를 최대한 멀리 보내는 상대의 맞춤 전략에 당해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보치아는 패럴림픽 특유의 종목으로, 중증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다. 손으로 투구하기 사지 마비 장애인이 출전하는 BC3 등급에서는 선수들이 홈통 등의 도구를 사용하며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다. 김한수와 최예진은 어머니가,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가 경기 파트너로 나섰다.
이준희 기자, 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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