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사격 간판 박진호(44·청주시청)가 동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첫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다.
박진호는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결선에서 224.5점을 쏴 둥차오(246.4점·중국), 안드리 도로셴코(245.1점·우크라이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박진호는 “그동안 다른 국제대회에선 메달이 다 나왔는데 패럴림픽만 없었다. 이제 (동메달이) 나왔으니 색깔을 슬슬 바꿔봐야겠다”고 했다. 만족하기보다는 남은 경기들을 다시 조준하는 모습이었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박진호는 앞으로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9월1일), 50m 소총 3자세(3일), 혼성 50m 소총 복사(5일)에 차례로 도전한다.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박진호는 앞서 열린 예선(총 60발)에서 631.3점을 쏘며 세계 기록과 패럴림픽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고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사격 실력이 날이 서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날 결선에선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사격 결선은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진호는 첫 10발에 100.8점에 그치며 8명 가운데 7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박진호는 침착하게 페이스를 되찾기 시작했고, 19번째 발에서 10.7점을 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비록 21번째 시도에서 9.4점을 쏘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위기 극복 능력이 돋보였다.
박진호는 “다 따라가니까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 남은 경기가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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