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 터미널에서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탁구 선수 등 우리나라 선수단 본진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2020 도쿄패럴림픽은 2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5일까지 13일동안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다. 영종도/연합뉴스
패럴림픽(Paralympic Games)은 장애인 올림픽이다.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패러플리직’(Paraplegic)과 ‘올림픽’(Olympic)의 합성어로 시작됐으나 패럴림픽 공식 누리집에는 현재 ‘패럴림픽’이 그리스어 전치사 ‘파라’(para: 나란히, 함께)와 ‘올림픽’의 합성어라고 설명한다. ‘올림픽’과 동등한 위치에서 나란히 함께 가는 대회라는 뜻이다. 패럴림픽에 하반신 마비 선수만 참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패럴림픽은 나치 독일에서 영국으로 망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가 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다가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영국 퇴역 군인들을 돕는 데서 비롯됐다. 구트만 박사는 불편한 신체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위한 스포츠 대회를 생각해냈고 1948 런던올림픽 개막에 맞춰 16명의 휠체어 선수들이 참가한 양궁 대회를 열었다.
‘스토크 맨더빌(구트만 박사가 운영하던 병원 이름) 대회’로 맨 처음 명명된 이 대회에는 1952년부터 영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상이군인들도 참가하기 시작했다. 1960년에는 23개국 40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로 확대됐다. 이때는 상이군인뿐 아니라 모든 장애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제1회 패럴림픽 대회다. 1960년 올림픽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으나 패럴림픽은 스웨덴 외른스홀드스비크에서 개최됐다.
1988 서울올림픽 때부터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진짜 ‘동행’을 시작했다. 올림픽이 열린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설을 이용하면서 대회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이 2010 밴쿠버겨울올림픽/겨울패럴림픽에 앞서 캐나다인 1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1~50%가 2003년 올림픽 유치 이후 장애인들을 배려한 건물, 보행로, 공공시설이 크게 확충됐으며 장애인을 위한 정부 지원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답했다. 32~40%는 “패럴림픽 스포츠 종목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관심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기업 경영인들의 23%가량은 “패럴림픽을 보고 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도 밝혔다.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수영의 간판 조기성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공존’의 의미를 다시 묻는 2020 도쿄패럴림픽은 24일 개막한다. 한국은 14개 종목에 선수, 코치 등을 합해 선수단 159명(선수 86명)이 참가한다. 수영, 탁구 종목을 비롯한 45명 선수단 본진은 18일 오전 출국했다.
도쿄패럴림픽에는 올림픽에는 없는 골볼, 보치아 등을 포함해 22개 종목(세부종목은 539개)이 펼쳐진다. 올림픽보다 세부종목이 더 많은 이유는 장애등급별로 세부종목이 나뉘기 때문이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우승자는 마르셀 제이콥스(이탈리아) 한 명뿐이었으나 도쿄패럴림픽 같은 종목에서는 16명의 챔피언이 나온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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