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버카니어스 쿼터백 톰 브래디가 8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55회 슈퍼볼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탬파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명불허전. ‘톰 브래디가 톰 브래디’했다. 유니폼 색깔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미프로풋볼(NFL) 역대 최고 쿼터백으로 평가 받는 톰 브래디(44)가 만년 하위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슈퍼볼 우승으로 이끌었다. 탬파베이는 8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55회 슈퍼볼에서 브래디의 3차례 터치다운 패스와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9로 꺾었다. 캔자스시티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을 비웃는 완승이었다.
탬파베이가 슈퍼볼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2003년(37회 슈퍼볼) 이후 18년 만이다. 이번이 창단 두 번째 우승. 탬파베이가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 자체가 2007시즌 이후 처음이었다. 탬파베이는 또한 슈퍼볼 개최지에서 우승한 역대 첫 번째 팀이 됐다. 슈퍼볼 개최지는 3~5년 전에 결정된다.
2000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데뷔한 브래디는 뉴잉글랜드와의 20년 동행을 청산하고 작년 시즌 직후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뉴잉글랜드가 고령의 브래디와 장기 계약을 꺼렸기 때문. 브래디는 뉴잉글랜드 소속으로 슈퍼볼에서 6차례 우승했고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도 4차례 뽑힌 바 있다. 그는 NFL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 지휘에서 벗어난 첫 시즌에 스스로 우승을 일궈내면서 개인 통산 7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NFL 역사상 개인 최다 우승 기록도 이어가며 또다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브래디는 슈퍼볼에 입성한 최고령 선수도 됐다.
작년에 시즌 캔자스시티를 50년 만에 슈퍼볼 정상으로 이끌었던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는 베테랑의 현란한 패스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49차례 패싱 공격을 시도해 26차례밖에 성공을 못했다. 터치다운 패스는 없었고 2차례 공을 뺏겼다. 머홈스가 풀타임 선수가 된 뒤 두자릿 수 점수 차 패배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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