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노령화… 베이징올림픽까지 버틸까
“한국 남자농구에도 신진대사가 필요하다.”
24일 밤 중국 지위안에서 열린 제2회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 원정 2차전에서 85-104로 대패한 뒤 안준호 한국팀 감독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중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 나갈 선수들 위주로 구성됐다. 우리도 장래를 내다보고 빨리 세대교체를 해야겠다.”
이번 대회는 비록 하승진이나 야오밍 등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빠진 두나라 프로리그간 맞대결이었지만, 사실상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해 평균나이 23.4살의 젊은 팀을 꾸렸다. 하지만, 한국은 이보다 7살이나 많은 고령팀이었다. 10년 전에도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들이 이번에도 상당수 부름을 받고 출전했다. 이들이 2년 뒤에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대교체 요구는 지난해 한-중 올스타 경기 뒤에도 제기된 바 있다. 묵은 이야기가 반복되는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안준호 감독이 ‘대표팀 감독 전임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대회가 있건 없건 한국 농구의 전망을 세우고 이를 실현해나갈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한번 센터의 중요성을 절감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 나이젤 딕슨이 버틴 1차전 때는 2점슛과 튄공잡기에서 중국과 비슷했다. 하지만, 외국인 센터가 빠진 2차전 때는 모두 절반에 머물렀고 결국 이것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 한가지 변수에도 큰 전력차를 드러낼 정도로 취약하다는 점을 한국 농구는 실감했다. ‘토종센터’ 서장훈은 2경기 동안 30여분을 뛰면서 3점슛 3개를 넣은 반면, 2점슛은 2개, 튄공잡기는 3개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한국 남자농구는 이번 올스타전을 통해 현 체제만으로는 더는 버티기 어려운 임계점에 서있음을 깨달은 셈이다.
지위안/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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