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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감독은 왜 얼음계곡에 입수했을까

등록 2020-12-13 19:25수정 2020-12-13 21:16

전날 대한항공전 패한 이상열 KB손보 감독
취재진에 “얼음물에 입수할까요?” 하더니
다음날 강원도 내린천 얼음물에 혼자 입수
13일 강원도 내린천 진동계곡에 입수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구단 채널 갈무리.
13일 강원도 내린천 진동계곡에 입수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구단 채널 갈무리.

이만하면 ‘감독님의 언행일치’다. “얼음 깨고 입수”한다더니 진짜 했다. 현역 시절 ‘야생마’로 이름을 날렸던 남자배구 케이비(KB)손해보험의 이상열(55) 감독 얘기다.

케이비손보는 전날(12일) 대한항공과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이 때문에 이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취재진을 향해 “훈련은 정말 더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고 답답해 하면서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어야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내가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을 깨고 입수하는 장면을 찍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면 동기부여가 될까”라고 농담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진짜 다음날(13일) 얼음물 입수를 강행했다.

이상열 감독은 이날 강원도 내린천 진동계곡을 찾아 웃통을 벗고 반바지만 입은 채 얼음물에 몸을 담갔다. 마침 전날 눈까지 펑펑 내려 이곳저곳 소복이 쌓인 상태. 네이버 TV에 개설한 구단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이 감독은 “케이비손해보험 선수들이 그동안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 잘하라고 동기부여를 위해 진동계곡에 왔다”고 말한 뒤 웃옷을 벗으며 성큼성큼 계곡 물로 걸어 들어갔다. 물 밖으로 나올 때는 손을 눈이 쌓인 바위 위에 잘못 짚어 “주먹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케이비손보의 다음 상대는 7연패에 빠져 있는 삼성화재(17일)다. 삼성화재는 이날 패하면 팀 역사상 최다 연패에 빠지는 터라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야생마’ 감독의 얼음계곡 입수는 케이비손보 선수들의 승부욕을 다시금 일깨울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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