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게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던 최윤칠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2살. 고인은 한국전쟁 직전에 열린 보스턴 마라톤대회 3위에 입상하는 등 한국 육상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28년 7월19일 함남 단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0대부터 ‘장거리, 마라톤 신동’으로 불렸다. 일제강점기 때에도 최정상급 장거리 선수로 평가받던 고인은 해방 뒤인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38㎞ 지점까지 선두로 달리다 근육 경련으로 결승선 3㎞ 앞에서 기권을 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 뒤, 1952년 15회 헬싱키 올림픽 마라톤 4위, 1954년 2회 마닐라 아시안게임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육상종목의 큰 족적을 남겼다. 이 금메달은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딴 금메달이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에는 육상 지도자로 전향, 1958년 도쿄 아시아경기 때 이창훈 선수의 마라톤 금메달 획득 등의 공로를 세웠다.
유족은 “고인은 마지막까지 한국 육상과 스포츠가 발전하는 모습을 기원했다” 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 신촌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꾸려졌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10시다. 02)2227-7500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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