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최다득점 신기록… 최근 한경기 5점
‘초정밀 핵미사일’이 ‘딱총’이 돼 버렸나?
여자프로배구 초반 연일 맹타를 날리며 코트를 공포에 떨게 했던 ‘거포’ 김민지(21·GS칼텍스). 그가 요즘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플레이가 위용을 잃고, 덩달아 팀도 이기는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과 그 이튿날 케이티앤지(KT&G)와 흥국생명을 잇달아 격파하며 상승분위기를 타는 듯 했던 지에스칼텍스는 그 뒤 이달 17일까지 11경기 연속 패배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어느 게 먼저랄 것도 없이 팀내 주 득점원이던 김민지의 득점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4일 도로공사전에서 41득점으로 남녀 통틀어 최다득점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초반 3경기에서 김민지는 무려 평균 31득점을 해냈다.
하지만, 최근 3경기 평균득점은 10.7점. 17일 경기에서는 고작 5득점에 그쳤다. 때리는 족족 선밖으로 나가버렸다. 팀 범실 17개 중 5개가 그의 것이다.
딱히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도 계속 지다보니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저에 대한 전담마크를 많이 하니까 플레이 하기도 쉽지 않네요.” 김민지는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시즌 초반 흥국생명 새내기 김연경과 서로가 “국내엔 적수가 없다”며 거포경쟁을 벌이던 그였는데 격세지감이다.
김민지와 박삼용 감독은 “자신감 회복을 위해 우리에겐 일단 한번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거포 김민지와 지에스칼텍스가 언제쯤 부진을 털고 다시 일어설지 여자배구 팬들은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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