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막기왕도 인기왕도 다 내꺼야
두 시즌째 피말리는 경쟁
배구계 ‘꽃미남’ 인기전도 불꽃
배구계 ‘꽃미남’ 인기전도 불꽃
“‘원조 거미손’ 방신봉의 뒤는 내가 잇는다!”
현대캐피탈 이선규(25)와 삼성화재 신선호(28)가 2005∼2006 케이티앤지(KT&G) V리그 가로막기 부문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며 겨울코트를 후끈 달구고 있다. ‘꽃미남’ 스타일인 이들은 코트 밖에서는 ‘오빠부대’를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여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둘다 ‘센터’를 맡고 있다.
이선규는 16일 현재 세트당 0.88개의 가로막기를 기록해 신선호(0.86개)를 간발의 차(0.02개)로 앞서고 있다. 성공 갯수에서는 신선호(1m95)가 48개로 이선규(45개)보다 앞선다. 하지만, ‘장신군단’으로 불리우는 현대캐피탈 성격상, 이선규(1m99)는 출전세트가 다소 적어 기록상 앞서 있다.
이들의 경쟁은 지난 시즌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이선규는 소숫점 둘째자리 승부 끝에 영예의 가로막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선규는 0.93개, 신선호는 0.90개였다. 신선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개인목표를 묻자 서슴없이 “이선규를 누르고 가로막기 타이틀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선규는 “선호형과는 선의의 경쟁을 할 뿐”이라며 “이번 시즌 목표는 팀이 통합챔피언에 오르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거미손’ 경쟁은, 10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와 이를 막으려는 현대캐피탈 두 팀간 다툼만큼이나 치열해, 신치용-김호철 두 감독의 신경전에 버금가는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또 전성기를 지난 ‘원조 거미손’ 방신봉(31·엘지화재)의 뒤를 잇는다는 측면에서는 대한민국 배구사에 던지는 의미도 작지 않다.
둘은 여성팬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도 누리고 있다. 이선규는 지난 15일 천안 경기 뒤 20여명의 소녀팬들에게 둘러싸인 채 두 손에는 선물 꾸러미를 한가득 안고 구단버스에 올라 동료들의 질시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배구계의 원빈’이라는 별명의 갖고 있는 신선호도 이에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말인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시즌 4번째 불꽃 튀는 맞대결을 벌인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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