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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타향설움 몰라요” 털털한 꺽다리

등록 2006-01-06 19:16수정 2006-01-10 16:44

겉모습은 다윗과 골리앗이지만, 둘은 팀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낸다. 요즘엔 텔레비전으로 미국 프로레슬링을 함께 보면서 루니가 오정록에게 우승 세리머니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장난을 하고 있는 둘의 모습이 귀엽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겉모습은 다윗과 골리앗이지만, 둘은 팀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낸다. 요즘엔 텔레비전으로 미국 프로레슬링을 함께 보면서 루니가 오정록에게 우승 세리머니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장난을 하고 있는 둘의 모습이 귀엽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만나봅시다] 현대캐피탈 강스파이커 숀 루니
2005~2006 시즌 프로배구판 남자부 최대 화제는 역시 ‘타도 삼성화재’일 것이다. 그 깃발은 현대캐피탈이 꽂을 태세다. 그리고 푸른 눈의 강스파이커 숀 루니(23·미국)가 기수 노릇을 자임하고 나섰다. 루니는 전체공격과 이동공격 성공률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득점과 서브에이스를 비롯해 각종 공격부문에서도 자신의 이름 석자를 휘날리고 있다.

“삼성화재? 대단한 팀이다. 하지만, 우승은 우리가 할 것이다.”

20대 초반으로 프로배구판에서는 어린 나이지만 그는 자신감에 차 있다. 다른 팀의 인상적인 선수를 묻자 “우리 팀 선수들이 가장 잘 하는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긴다.

처음 가족 품을 떠나 외국생활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본인은 “성격이 까다롭지 않아(I’m an easy-going guy) 상관없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팀의 리베로를 맡고 있는 오정록과 친해지면서 타향살이의 설움을 덜고 있다고 한다.

“방짝 오정록은 내 단짝”

둘은 잦은 지방경기 출장 때 한방을 쓴다. 루니는 2m6으로 삼성화재 센터 박재한(2m7)과 함께 프로배구판 최장신. 반면, 오정록(25)은 팀내 최단신(1m70)이다. 둘의 키 차이는 무려 36㎝에 이른다. 루니는 “오정록과는 궁합이 잘 맞는다. 그렇지 않으면 집 생각이 많이 났을 것”이라며 따사로운 눈길로 오정록을 내려다본다.

“루니요? 키만 컸지 어려요. 장난도 많이 치고요, 틈만 나면 노래 틀어놓고 춤을 춘다니까요.” 오정록은 영어는 잘 못하지만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 의사소통을 시작했고, 이제는 자신의 말을 루니가 제법 알아듣는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루니는 왜 농구의 나라 미국에서 배구선수가 될 생각을 했을까? 야구·골프·수영까지 조금씩 섭렵하던 그는 위튼사우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농구를 했다. 하지만 당시 키가 1m80으로 어중간했다. 마침 학교 농구부 코치와 배구부 코치를 겸임하던 선생님이 “배구를 한번 배워보라”고 해 이듬해부터 종목을 전향했다. 그 뒤로 배구 장학생으로 페퍼다인대에서 뛸 때까지 그의 키는 계속 커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럼 한국에는 왜 왔을까? “미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국가대표까지 거친 경우, 대개는 유럽의 작은 프로리그에서 뛰다 세계 최고인 이탈리아리그를 노리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그틀을 벗어나 모험을 즐기고 싶었다. 한국의 수준높은 배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루니는 1년여 전부터는 파도타기를 배워 한국에 오기 전까지 매일 즐겼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간나는 대로 관련 사이트를 뒤지고, 함께 즐기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정보를 얻는다.

“모험 찾아 한국 택했죠”

“한국 음식? 음∼, 김에 밥을 싸 먹는 걸 좋아한다. 전골에서 면발 골라먹는 재미도 좋다. 아직 매운 건 힘들다. 참, 탕수육도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배구판에서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한 김호철 감독이 무섭지 않으냐고 물었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 와서 김 감독을 본다면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잘 적응하고 있다. 그의 불같은 성격은 못됐다기보다는, 배구에 대한 열정과 승리를 위해 선수들에게 보이는 카리스마의 표현이라고 본다. ”

누나 둘이 형제의 전부인 이 외아들은 다음주 아버지 마이크와 어머니 캐롤이 자신을 보러 한국에 온다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용인/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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