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발달로 비거리 대폭 증가
USGA “골프경기에 악영향” 지적
USGA “골프경기에 악영향” 지적
올림픽 종목 가운데 골프 만큼 장비 의존도가 높은 스포츠도 없다. 이런 골프에서도 ‘기술도핑’ 논란이 일며 장비를 규제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에이피통신> 등에 따르면 전세계 골프경기의 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의 로열 앤 에이션트 골프클럽(R&A)은 5일(한국시각) 비거리에 관한 보고서 ‘디스턴스 인사이트 리포트’를 내고 장비를 규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 보고서에서 1900년경과 1980년경 엘리트 선수들의 드라이브 거리를 비교해보면 80~100야드 이상 늘어났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의 비거리를 비교해도 약 30야드 늘어났고 골프코스의 전장도 늘어났다.
비거리가 늘어난 이유로는 선수의 체력 강화와 기술 발전도 있지만 골프 장비의 영향도 크다. 두 단체는 과학기술로 비거리를 늘린 공이나 골프클럽으로 손쉽게 경기를 하는 최근 경향을 우려하며 “골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비거리 증대를 억제하기 위해 장비 테스트 기준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기술도핑’ 문제는 기록경기에서 더욱 엄격하다.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엘리우드 킵초게(36·케냐)는 지난해 10월 비공식 대회에서 1시간59분40초2를 기록해 인류 최초로 2시간 벽을 돌파했다. 그러나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하는 등 규정에 어긋나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당시 킵초게가 신은 운동화도 기존 제품에 탄소섬유로 만든 판을 추가로 넣은 ‘맞춤형 신발’이었다. 이 판이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달초 “시중에 시판된 제품”으로 신발 규정을 만들어 특정 선수만을 위한 신발은 공식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4개월 이상 시판돼 ‘모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핵심이다.
국제수영연맹에도 남녀 모두 “수영복이 무릎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다. 2009년 제13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첨단 소재로 만든 ‘전신 수영복’이 등장하며 그 대회 경영종목에서 무려 43개의 세계기록이 나왔다. 국제수영연맹은 2010년부터 전신 수영복을 금지하는 규정을 적용해오고 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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