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마디 골절…살림꾼 공백 ‘뻥’
‘악∼ 6주 진단.’
‘컴퓨터 가드’ 이상민(33)의 장기결장으로 프로농구 전주 케이씨씨(KCC)에 비상이 걸렸다. 주전가드 이상민은 지난 25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도중 양경민과 몸싸움하다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쳐 코트를 나왔다. 그런데 최근 마디 골절로 치료에 6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따라서 일러야 내년 1월말, 늦으면 2월초나 돼야 코트로 돌아올 수 있다. 더욱이 부상 부위가 경기 때마다 수백번씩 공을 만지는 중요한 곳이라 섣불리 경기를 뛸 수도 없다.
이상민은 올해 들어 득점보다 경기운영에 더 힘쓰며 팀의 살림을 도맡아온 터라 케이씨씨로서는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28일 현재 25경기 동안 189개의 도움주기로 3위를 달리고 있고, 1m83의 크지 않은 키에도 튄공을 109개나 잡아내며 국내 선수 중 현주엽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가로채기도 39개로 8위에 올라 있다. 노장투혼을 불사르며 살림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왼쪽 엄지손가락에 깁스를 한 이상민은 27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신종석의 버저비터로 팀이 2점차 패배를 당하는 광경을 벤치에서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진 케이씨씨는 13승13패의 절반승률로 단독 5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공동 6위 서울 에스케이(SK), 오리온스와는 경기차가 0.5에 불과하다. 또 8위 부산 케이티에프(KTF)와도 1경기차라서 순위는 1~2경기 만에 손바닥 뒤집 듯 쉽게 뒤바뀔 수 있다.
케이씨씨의 한 관계자는 “답이 없다”는 말로 갑갑한 심경을 드러냈다. 허재 감독은 일단 표명일과 이형주에게 이상민의 공백을 메우라는 특명을 내린 상태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리그 중반에 케이씨씨로서는 중요한 고비를 맞은 셈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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