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정현, 재기 신호탄

등록 2019-08-28 14:25수정 2019-08-28 19:23

7개월 만에 다시 나온 그랜드슬램대회
2019 US오픈 남자단식 2회전 진출 성공
미국의 에스커베이도에 3-2 짜릿한 역전승

4, 5세트에서 주특기 리턴샷 살아나고
백핸드는 물론 포핸드 위닝샷 연이어 폭발

지난 1월 호주오픈 이후 그랜드슬램대회 첫승
첫 서비스 약점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정현이 27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9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를 상대한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정현이 27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9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를 상대한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도대체 몇개를 먹는 거야, 몇개를~.”

지난 1월 호주오픈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나온 그랜드슬램대회. 자신의 스트로크가 몇번씩이나 네트에 걸려 잇따라 포인트를 내주며 경기초반부터 내몰리자, 정현(23·한국체대)은 난데없이 네트를 향해 버럭 큰 소리를 질러댔다. 경기 중 좀처럼 보기 힘든 그의 돌출성 행동이었다. 그러자 센터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 부근 10번 코트에서의 이 경기를 바로 가까이에서 응원하던 수백명의 한국 팬들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상대한테 끌려가다가는 애초 낙관하던 2회전 진출이 어려워질 상황.

그러나 세계랭킹 170위 정현은, 206위이지만 날카롭고 위력적인 서브와 스핀량이 많고 베이스라인 쪽으로 깊숙히 떨어지는 구질의 스트로크로 자신을 경기 내내 괴롭힌 미국의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3)를 상대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힘을 냈다. 결국 3시간37분 동안의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3:6/6:4/6:7<5:7>/6:4/6:2)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28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유에스(US)오픈(총상금 5700만달러:690억원) 남자단식 1회전에서다.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다.

정현은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남자단식 2회전까지 올랐으나, 이후 허리 부상 때문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등 두차례 그랜드슬램대회에 나오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달 말 코트에 복귀했고, 지난 4일 남자프로테니스(ATP) 정규투어 아래 등급 대회인 중국의 ‘청두 국제챌린저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하며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유에스오픈에서는 예선 3연승을 거두고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이번 유에스오픈 2회전 진출은 더욱 값졌다.

정현이 2019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멋진 샷으로 포인트를 따낸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정현이 2019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멋진 샷으로 포인트를 따낸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경기 뒤 정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백의 시간을 잘 이겨낸 것 같다. 공백기에 함께 투어를 다닌 선수들을 보며 나도 빨리 코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코트에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겁다. 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두번째 세트 후반부터 리듬을 찾고 내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모든 선수에게 5세트 경기가 쉽지 않은데 상대는 부상에서 돌아오지 얼마 되지 않아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나 역시 쉽지 않았지만 5세트 경기라 길게 보고 여유있게 해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고 승리의 원인을 털어놨다.

정현은 이어 ‘복귀 뒤 첫 그랜드슬램대회인데, 체력적으로 괜찮느냐’는 질문에는 “작년보다 날씨가 선선해 경기하는데 체력적으로 괜찮았다. (이번 본선 1회전을 앞두고) 예선 3경기를 한 것이 오늘 경기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3년 연속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2회전 진출에 성공한 정현은 29일 세계 34위인 36살 노장이자 왼손잡이인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베르다스코와의 맞대결에 대해 정현은 “상대는 기량이 뛰어나고 까다롭다. 현재 나는 도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정현이 2회전에서 이기면 3회전에서 세계 2위인 라파엘 나달(33·스페인)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정현이 2019 유에스오픈 2회전 진출 뒤 한국에서 경기를 보러온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정현이 2019 유에스오픈 2회전 진출 뒤 한국에서 경기를 보러온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욕/<테니스코리아> 제공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박용국 해설위원(KBS N 스포츠) 겸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정현이 서비스가 좋고 베이스 라인까지 공을 길고 높게 튀어오르게 감아치는 상대에 휘말려 고전했다. 그러나 4세트 후반 고비를 넘긴 뒤 그의 장점인 수비(리턴샷 능력)가 살아나고, 백핸드는 물론 포핸드 위닝샷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5세트에서의 리턴샷은 완벽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현은 이날 여러차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줘 서비스는 여전히 강화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이날 서브에이스는 17개를 성공시켰으나 상대(19개)보다 뒤졌다. 첫 서브 성공률도 60%에 그쳤다. 그러나 공격 성공횟수인 위너(Winners)에서는 65-46으로 크게 앞섰다. 네트 플레이도 25차례 시도해 21번 성공하는 등 성공률 84%를 뽐냈다.

뉴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신문선 축구협회장 후보 “선거일 23일 결정, 인정 못 해” 1.

신문선 축구협회장 후보 “선거일 23일 결정, 인정 못 해”

‘음주운전 징역형’ ‘추신수 외삼촌’…박정태 선임이 신세계의 ‘신’ 경영? 2.

‘음주운전 징역형’ ‘추신수 외삼촌’…박정태 선임이 신세계의 ‘신’ 경영?

축구협회 선거인단 재추첨 뒤 23일 선거…허정무·신문선 “동의한 적 없다” 3.

축구협회 선거인단 재추첨 뒤 23일 선거…허정무·신문선 “동의한 적 없다”

체육행정 전문가 김기홍, 대한당구연맹 회장 출마 선언 4.

체육행정 전문가 김기홍, 대한당구연맹 회장 출마 선언

전 엘지 포수 허도환, 야구 해설위원 변신…“새로운 도전 기뻐” 5.

전 엘지 포수 허도환, 야구 해설위원 변신…“새로운 도전 기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