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유도 73㎏ 이하급의 간판스타 안창림. 자신의 체급 올림픽랭킹 1위인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재일동포이지만 한국 국적을 얻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제유도연맹(IJF) 홈페이지
2020 도쿄여름올림픽(7.24~8.9)이 딱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사이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제32회 여름올림픽이어서 더욱 관심이 높다.
‘가깝고도 먼 이웃’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무대 격돌은 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됐고, 승자와 패자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근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도쿄올림픽이 일본의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일 수 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에서 예상되는 대표적 ‘한·일 빅매치’를 미리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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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유도 안창림-오노 쇼헤이
유도 남자 73㎏ 이하급에서 숙명의 한·일 맞수인 ?안창림(25·남양주시청)과 오노 쇼헤이(27)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최고의 관심을 끌 것 같다. 안창림은 재일동포 출신 국가대표다. 일본 귀화를 선택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유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정상 문턱에서 늘 ‘천적’ 쇼헤이한테 막혔다. 쇼헤이는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둘은 지난해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만나 득점 없이 비겨 연장전 끝에 안창림이 ‘골든 스코어’ 절반패를 당했다. 안창림은 시상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고, 도쿄올림픽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는 현재 올림픽 랭킹 1위이고, 쇼헤이는 22위로 처져 있다.
안창림의 천적인 일본의 오노 쇼헤이(왼쪽) 경기모습. 국제유도연맹(IJF)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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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자복식 ‘예측불허’
배드민턴 여자복식은 한국과 일본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각종 오픈대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종목이다. 일단 일본이 세계랭킹 1, 2위를 차지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이소희(25)-신승찬(25·이상 인천공항)은 세계 6위로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이소희-신승찬은 8강전에서 세계 1위 마쓰모토 마유(24)-나가하라 와카나(23)를 세트스코어 2-0(21:13/21:11)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4강전에서 세계 4위 일본의 마쓰토모 미사키(27)-다카하시 아야카(29)에게 세트스코어 1-2(21:17/14:21/15:21)로 역전패를 당해 동메달에 만족했다.
일본은 또 후쿠시마 유키(26)-히로토 사야카(25)가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일본은 왕년의 ‘셔틀콕 황제’ 박주봉 감독이 오랫동안 지휘하며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희망 신승찬(왼쪽)-이소희.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과 치열한 메달 다툼이 예상된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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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에 잡힌 일본 탁구신동, 내년엔?
일본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탁구에서도 도쿄올림픽 때 남자단식에서 한·일 빅매치가 예상된다. 지난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개인전) 때 한국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은 일본의 탁구신동 토모카즈 하리모토(16)를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만나 세트스코어 4-2로 승리하며 세계탁구계를 놀라게 했다. 내년 도쿄올림픽 때도 한국은 남자단식에서 세계랭킹 10위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과 14위 이상수(29·삼성생명), 20위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 등의 출전이 예상되는데, 세계 4위 하리모토를 만난다면 한·일 두 나라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남자탁구 간판스타 장우진. 대한탁구협회 제공
지난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한국대표팀 막내 안재현한테 진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하는 일본의 탁구천재 토모카즈 하리모토.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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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한·일 모두 금메달 후보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부활한 야구는 한국과 일본 모두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는 반면,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험난한 예선을 거쳐야 한다.
남자축구는 2012 런던올림픽 때 한국과 일본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났고, 한국이 승리한 바 있다. 한국이 내년 1월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3위 안에 들어 본선에 나간다면, 일본과 중대 고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여자배구는 세계랭킹 10위 한국이 최대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세계 6위의 일본과 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만나 승리했지만, 두 팀은 모두 8강전에서 탈락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