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나 할레프가 13일 윔블던 여자단식 챔피언한테 주어지는‘비너스 로즈워터 디시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세계랭킹 7위 시모나 할레프(28)가 루마니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윔블던 여왕으로 우뚝 섰다.
할레프는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론테니스클럽에서 열린 2019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10위 서리나 윌리엄스(38·미국)를 맞아 강력한 스트로크 플레이와 놀라운 리턴샷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세트스코어 2-0(6:2/6:2) 완승을 거두고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 트로피’(The Venus Rosewater dish trophy)의 주인공이 됐다.
자신보다 12㎝나 크고, 그동안 10번 만나 무려 9번이나 패배를 안겨준 윌리엄스를 56분 만에 무너뜨린 쾌거였다. 경기 뒤 할레프는 “몹시 이 우승을 바랐다. 이번 대회가 시작될 때 라커룸에서 사람들에게 나의 꿈은 여기의 멤버가 되는 것(우승)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현실이 됐고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모나 할레프가 13일 2019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를 상대로 승리한 뒤 코트에서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68㎝로 테니스 선수로는 작은 편인 할레프는 또 “루마니아에는 잔디코트가 없다”며 “잔디코트에서 키가 크고 파워 넘치는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과 맞붙어 내가 우승한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여자단식에서 개인통산 첫번째로 그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할레프는 마침내 세계 최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윔블던마저 제패함으로써 전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보여줬다. 우승상금은 235만파운드(34억7천만원).
신체적 열세를 딛고 윔블던 여자단식 7회 우승에다 그랜드슬램대회 23회 우승에 빛나는 윌리엄스를 눌렀기에 그의 우승은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레프는 “윌리엄스는 너무 파워 넘치고 강하기 때문에 그가 받을 수 없도록 내가 모든 볼에 100%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런 작전이 주효했음을 비쳤다.
2019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전 뒤 시모나 할레프(왼쪽)와 서리나 윌리엄스가 네트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할레프는 이날 1세트에서 윌리엄스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올렸고, 불과 11분 만에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윌리엄스는 할레프의 맹공에 실수를 연발했고, 악착같은 할레프의 리턴샷에 무너졌다.
할레프는 이날 공격 성공횟수에서는 13-17로 열세였지만, 범실은 3개에 그치며 범실 25개로 자멸한 윌리엄스와 대조를 이뤘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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