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식이 7일 오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2016 리우올림픽 챔피언 마룽(중국)을 상대로 서브를 넣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중국 선수 빼고 판젠동을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정영식이 8강전에서 판젠동을 꺾었으니 대단한 일입니다.”
김택수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남녀복식 은메달까지 따내며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코리아오픈(총상금 15만달러) 마지막날. 7일 동안의 열전에서 중국이 혼합복식(홍콩팀 우승)만 빼고 남녀단식·남녀복식 우승까지 휩쓸며 거의 독무대를 이뤘지만, 한국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정영식이 7일 2019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마룽과 맞서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정영식이 지난 6일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중국의 간판스타 판젠동을 세트스코어 4-2로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세계랭킹 6위 안에 중국 선수가 모두 5명이나 포진한 남자단식에서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은 만리장성을 뚫고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내년 도쿄올림픽 메달 희망을 쐈다. 정영식은 전날 8강전에서 중국의 간판스타로 최근까지 세계 1위였다가 3위로 밀린 판젠동(22)과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2(11:5/9:11/8:11/13:11/11:9/12:10) 승리를 거두고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영식은 마지막날 4강전에서는 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대회에서 남자단식 3연패를 달성한 중국의 마룽(31·세계 5위)한테 1-4(7:11/11;5/7:11/6:11/9:11)로 져 아쉽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택수 감독은 “정영식이 못한 게 아니라, 마룽이 완벽했다”며 “도쿄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이번 대회를 경험으로 실력 차를 좁혀 나가야 한다”고 했다.
2019 코리아오픈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수(왼쪽)와 정영식. 대한탁구협회 제공
2019 코리아오픈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양하은(왼쪽)과 최효주.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은 이번 대회 남녀복식에서도 각각 은메달 1개씩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정영식-이상수(29·삼성생명) 짝은 전날 남자복식 결승까지 올랐으나 세계 1위 쉬신(중국)-판젠동 짝에게 0-3(9:11/7:11/6:11)으로 지고 말았다. 여자복식에서도 양하은(25·포스코에너지)-최효주(21·삼성생명) 짝이 결승까지 오른 뒤 세계 1위 첸멍-6위 왕만위(이상 중국) 짝한테 0-3(10:12/13:15/6:11)으로 패했다.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쉬신이 마룽을 4-1(7:11/11:6/11:9/11:7/11:8)로 누르고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첸멍이 세계 3위 딩닝(중국)을 4-1(11:5/11:6/11:5/7:11/11:9)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은 전날 혼합복식 결승에서만 쉬신-세계 2위 류스원 짝이 홍콩의 원춘팅-두호이켐 짝한테 1-3(9:11/8:11/11:6/11:13)으로 져 은메달로 밀렸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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