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신동’ 신유빈(수원 청명중3)이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이틀째 여자단식 예선 2회전(64강전)에서 세계 64위 사라 드뉘트(룩셈부르크)한테 드라이브 공격을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저 나이에 지구력이 좋아요. 중3이 되면 몸이 늦는데 따라가잖아요. 힘이 좋다는 얘깁니다. 무엇보다 기술이 됩니다. 공격할 때 공격하고 수비할 때 수비를 하잖아요.”
만 15살이 채 안 된 나이에 올해 자력으로 탁구 국가대표로 발탁돼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탁구신동’ 신유빈(수원 청명중3). 어린 나이에 이미 탁구계에서 유명인사가 된 그가 세계 64위와 맞서 선전을 펼치자, 스탠드에서 이를 지켜보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빈이는 확실히 달라요. 충분히 대성 가능성이 있어요. 탁구는 기술적으로 스피드, 정확도, 파워 등 3요소를 갖춰야 하는데, 유빈이는 스피드와 정확도가 좋습니다. 파워는 아직 보강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대한탁구협회 청소년 훈련단장을 지내며 신유빈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강문수 대한항공 감독도 이렇게 거들었다.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신한금융 코리아오픈(총상금 15만달러) 이틀째 경기. 세계랭킹 151위 신유빈(1m68, 56㎏)은 평일인데도 그를 아끼는 팬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여자단식 예선 2회전(64강전)에서 세계 64위 사라 드뉘트(26·룩셈부르크)와 맞붙어 세트스코어 4-2(10:12/11:6/6:11/11:8/11:4/12:1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팬들은 그가 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고, 실수를 하면 탄식을 토해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밤 열린 예선 3회전에서는 중국의 신예 류 웨이산(19)한테 1-4(1:11/11:5/11:13/8:11/7:11)로 져 4일부터 시작되는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2004년 7월5일생인 신유빈은 국내 탁구계에서 쟁쟁한 선배들이 작성한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빼어난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만 14살로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된 바 있다. 2013년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1회전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출전해 대학생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유빈이 경기 뒤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신유빈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14년에는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생명 탁구선수 출신으로 탁구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신수빈씨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라켓을 잡았고 ‘탁구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지난달 21일 아시아탁구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국가대표와 실업 선배 등 12명이 출전한 여자부에서 8승3패를 기록해 양하은(10승1패·포스코에너지)과 이은혜(9승2패·대한항공)에 이어 3위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역대 탁구 최연소다.
신유빈이 타임아웃 때 유남규 한국 여자탁구대표팀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신유빈은 이날 그동안 두번 맞붙어 1승1패를 기록한 사라 드뉘트를 맞아 심적 부담감 때문에 세트스코어 1-2로 뒤지는 등 위기에 몰렸으나 4세트부터 스피드 있는 공격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힘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국제대회 경험이 아직 부족한 그는 이날 경기 뒤 “처음에는 긴장하고 작전도 생각이 안 났고, 실수가 많았다”며 “그러나 팬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나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장점을 묻자 신유빈은 “연결력에서 상대한테 밀리지 않는다”며 “기본기는 더 탄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풋워크와 리듬감, 공수 연결이 좋고 스피드가 빠르다고 탁구인들은 입을 모은다. 부산/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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