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쇼트트랙에서 다시 어처구니 없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대한빙상연맹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장 안에 마련된 ‘훈련용 클라이밍기구’ 암벽 훈련 도중, 쇼트트랙 국가대표 남자 선배가 느닷없이 암벽에 매달려 있던 남자 후배의 바지를 내리는 일이 발생했고, 수치심을 느낀 후배가 성희롱으로 신고했다.
대한체육회는 이와 관련해 25일 오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기강 해이’ 등을 이유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의 한달 동안 선수촌 퇴출을 통보했고, 선수들은 짐을 싸고 나왔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A 선수와 후배인 B 선수가 훈련 중 서로 엉덩이를 때리고 바지를 벗기는 등 장난을 쳤다”며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는 앞이라 바지가 벗겨진 B 선수가 수치심을 느껴 성희롱으로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 선수 소속사는 이날 “실제로는 B 선수가 암벽훈련으로 암벽 2m 높이에 매달려 있는 도중 A 선수가 일방적으로 바지를 벗긴 것이고, B 선수는 암벽에 매달려 있어 손을 쓸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현장에는 고교생 여자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B 선수가 굉장한 수치심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둘이 방도 같이 쓰고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며 “사태 이후 A 선수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고, B 선수가 상처를 받아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진천선수촌에서는 선발전을 통해 뽑힌 남녀 각 7명씩과 국제대회 성적이 우수해 자동으로 선발된 임효준과 최민정 등 쇼트트랙 국가대표 16명이 훈련중이었다.
대한체육회 관리단체인 빙상연맹은 7월 중 열리는 관리위원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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