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이 26일 저녁(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대표팀 선배 장우진을 세트스코어 4-3으로 누른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20살 막내 안재현(삼성생명). 그의 거센 돌풍이 대표팀 에이스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마저 삼켜버렸다.
세계랭킹 157위인 안재현은 26일 저녁(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챔피언십(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 10위 장우진을 맞아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풀세트 접전 끝에 4-3(12:10/10:12/7:11/11:3/11:5/8:11/12: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예선전을 거쳐 본선 128강전부터 자신보다 순위가 높은 강호들을 연파한 안재현은 4강전에 올라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하며 세계 16위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와 28일 새벽 1시(한국시각)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 선수 역대 세계대회 남자단식 최연소(종전 김택수 만 21살, 1991년 일본 지바) 메달 획득이다. 이날 앞선 8강전에서 팔크는 세계 34위 시몽 고지(프랑스)를 4-1(11:8/11:13/11:6/11:3/11:7)로 눌렀다.
이날 승부는 마지막 7세트에서 갈렸다. 장우진이 초반 3-1로 앞서 가는가 싶었으나, 안재현은 자신의 두차례 서브 때 포인트를 가져간 데 이어 카운터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엎치락 뒤치락 승부는 이어졌고, 10-9로 장우진이 앞서며 그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러나 안재현이 내리 3포인트를 따내며 승부가 마무리됐다.
안재현이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경기 뒤 안재현은 “오기 전 목표가 한 게임 한 게임 발전하는 것이었는데, (4강 진출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치포인트까지 몰린 뒤 내리 3점을 따내 승리한 데 대해 그는 “9-9 상황에서 리시브를 상대 포핸드 쪽으로 해서 포인트를 내줬는데, 백핸드 쪽으로 하면 질 것 같아 다시 포핸드 쪽으로 했는데 그게 적중한 것 같다”고 승인을 설명했다. 안재현은 또 “오늘 게임내용에선 크게 앞선 게 없었다. 패기 있게 하니까 기회가 온 것 같다”고 했다.
안재현은 전날 16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인 일본의 탁구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16)를 4-2(11:7/3:11/11:8/11:7/8:11/11:9)로 누른 바 있다.
앞선 열린 8강전에서 세계 11위 마룽(중국)은 세계 3위 린가오위안(중국)을 4-0(11:8/11:9/11:8/11:4)으로 누르고 세계 9위 량징쿤(중국)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량징쿤은 이날 8강전에서 세계 8위 니와 코키(일본)를 4-3(12:10/10:12/11:8/11:4/9:11/7:11/11:5)으로 제쳤다.
부다페스트/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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