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이 25일 낮(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일본의 탁구천재 하리모토 도모가즈를 세트 스코어 4-2로 누른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 탁구 남자대표팀 20살 막내 안재현(삼성생명). 세계랭킹 157위에 불과한 그가 세계 4위인 일본의 ‘탁구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16)를 잡고 대반란을 일으켰다. 25일 낮(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챔피언십(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남자단식 16강전에서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전형인 안재현은 이날 자신보다 랭킹이 153위나 높은 하리모토를 맞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쳐보이며 4-2(11:7/3:11/11:8/11:7/8:11/11:9)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 출전에서 달성한 8강 쾌거다. 본선 시드를 받지 못해 예선전부터 치러야 했지만, 안재현은 1회전(128강전)에서 세계 14위 웡춘팅(홍콩)을 4-0(11:3/11:5/11:8/11:9)으로 완파하며 파란을 일으켰고, 2회전(64강전)에선 스웨덴의 트룰스 모어가르트(153위)한테 다시 4-2(3:11/11:2/11:13/11:5/11:8/11:8)로 역전승을 거뒀다. 32강전에서는 세계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을 4-2(10:12/11:6/11:8/12:14/11:3/11:4)로 눌렀다.
안재현이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하리모토 도모가즈를 상대로 백핸드 공격을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안재현은 26일 대표팀 선배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과 8강전에서 만난다. 이기는 선수가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장우진은 이날 16강전 상대인 티모 볼(독일)이 고열 증세로 기권하면서 8강에 가볍게 올랐다.
경기 뒤 안재현은 “처음부터 이기고 갔기 때문에 긴장된 게 없었다. 하리모토가 상위랭커라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고 승인을 설명했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안재현을 만나 “거봐, 아무것도 아니잖아. 잘했다”고 격려했고, 강문수 한국팀 단장은 “주니어 때 안재현이 하리모토한테 4승1패를 기록하는 등 앞섰다. 안재현의 연결능력이 좋아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위랭커에 예상 밖 패배를 당한 하리모토는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남자대표팀 맏형 이상수(29·삼성생명)는 이날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스웨덴의 마티아스 팔크에 1-4(13:11/8:11/8:11/5:11/6:11)로 져 탈락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세계대회에서는 남자단·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딴 바 있다.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은 이날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 3위인 중국의 린가오위안한테 0-4(8:11/9:11/9:11/6:11)로 져 탈락했다.
부다페스트/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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