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에 출전중인 이상수(오른쪽)-정영식 짝.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기란 매우 어려워요. 역대 금메달 딴 선수도 따져봐도 몇명 안 되잖아요. 개인전이라 강호들이 총출동하니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든 편이지만, 그래도 복식에서는 4강 성적 이상을 낼 겁니다.”
지난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돼 8일 동안의 열전에 돌입한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챔피언십(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김택수 한국 탁구대표팀 남자팀 감독은 이렇게 걱정하면서도 한국팀이 강한 면모를 보여온 남자복식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2년 전 뒤셀도르프 세계대회 때 동메달 2개로 부진했던 한국팀은 이번에도 비장한 분위기다.
역대 세계대회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찾아봤더니 실제로 그랬다. 가장 최근 금메달은 딴 것은 2015년 중국 수저우(소주)에서 열린 대회 때다. 양하은이 중국의 쉬신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서 일궈낸 금메달이다. 한국 처지에서 보면 ‘반쪽 금메달’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빼면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제41회 세계대회 때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현정화(현 한국마사회 감독)가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그에 앞서서는 1991년 일본 지바 세계대회 때 남북단일팀이 여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쾌거를 이뤄냈다. 세계대회 한국팀 최초의 금메달은 1973년 유고 사라예보 제32회 대회 여자단체전(이에리사, 정현숙, 박미라, 김순옥)에서 나왔다.
그리고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여자복식(양영자-현정화), 1989년 서독 도르트문트 대회 혼합복식(유남규-현정화)에서 2개의 금메달이 나온 게 전부다. 지난해까지 59차례 세계대회가 열렸는데 한국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6년 전 현정화 밖에 없고, 6개가 전부다.
세계탁구선수권은 매년 열리는데 한해는 단체전, 다음해는 개인전 등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개인전 5종목이 열리며, 138개국에서 선수 및 임원 등 약 600여명이 참가했다.
김택수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이 북한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김택수(남)-유남규(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대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독일 뒤셀도르프 세계대회 때 남자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이상수(삼성생명)-정영식(미래에셋대우) 짝은 23일(현지시각) 32강전에서 칠레의 니콜라스 부르고스-펠리페 올리바레스를 4-0(12:10/11:3/11:4/11:4)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안착했다. 이상수는 2년 전 세계대회 때 남자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득한 바 있다.
남자단식에서는 세계 157위인 20살 안재현(삼성생명)이 1회전에서 지난달 8위였던 웡춘팅(홍콩)을 4-0(11:3/11:5/11:8/11:9)으로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2회전에서 그는 스웨덴의 트롤스 모어가르트(153위)를 4-2(3:11/11:2/11:13/11:5/11:8/11:8)로 눌렀다. 이상수, 정영식, 장우진(미래에셋대우)도 32강에 안착했고, 여자단식에선 전지희와 서효원(한국마사회)이 32강에 올랐다.
이밖에 남자복식에서 새롭게 짝을 장우진(미래에셋대우)-박강현(삼성생명), 여자복식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이시온(삼성생명)이 각각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부다페스트/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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