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린 카타(KATA) 주관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인 ‘2019 서울컵’ 개나리부에 출전한 여성들이 스탠드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대기하고 있다.
동네 아파트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는 ㄱ씨는 최근 동호인 전국테니스대회에 출전하려고 관련 단체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대회가 아직 몇주 남았는데 신청자가 이미 쇄도해 대기자에 이름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대회는 사단법인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가 주관하는 ‘2019 서울컵’(서울시테니스협회 주최).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리는 신인부(남자복식, 전국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팀 출전)에 78개 팀 신청을 받는데, 이미 100여개가 넘는 팀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서울컵 현수막이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 걸려 있다.
실제 지난 12일 서울컵 개나리부(여자복식. 전국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팀 출전) 경기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 가봤더니, 77개 팀이 열전을 벌이고 있었다. 인근 경기도 구리시와 부천시 코트에서도 각각 74팀과 84팀이 출전했다. 막판까지 우승팀을 가리느라 코트에 불까지 밝혀야 했다.
여기에 전국대회 여자복식 우승 경험이 있는 동호인이 출전하는 국화부, 그리고 남자들이 출전하는 베테랑부와 오픈부에다 혼합복식부까지 포함하니 2000여명이 이번 대회에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카타 성기춘 회장은 “올해 전국적으로 카타 주관 대회는 51개가 200여일 동안 열리는데, 6만명(연인원) 정도의 동호인들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주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동호인 테니스대회가 1~2개씩 열린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47개 대회 4만8000여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둘이 합해 128살의 나이에 2019 서울컵 베테랑부에서 우승한 성기춘(오른쪽에서 두번째) 카타 회장과 조길우(맨 오른쪽)씨가 결승전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 회장팀은 한 세트를 치러 승부를 가리는 경기에서 게임스코어 6-1로 이겼다.
카타가 올해 두번째 주관한 서울컵은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의 후원(1억원)을 받아 가장 크게 여는 대회다. 성기춘 회장은 “지자체의 도움으로 지난해와 올해 서울컵이 성황리에 개최됐다”며 “내년는 수도권 동호인들을 위해 경기컵도 창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회장은 70살 고령임에도 58살인 조길우씨와 함께 이번 서울컵 베테랑부(50살 이상 출전 남자복식)에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전국대회 무려 136번째 우승이다.
카타는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를 열면서 테니스 유망주들한테 장학금도 주며 엘리트스포츠 발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카타 제공
정현의 침묵 등으로 국내 엘리트 테니스는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생활테니스 열기는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카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