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주, 김연경
다른 팀보다 2~3배 많은 시도
김연경 한영주 등 득점 10걸에
여자배구판에 ‘후위공격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공격 성공시 2점을 주는 규칙 때문에, 후위공격(백어택) 2~3개만 성공시키면 상대방에 몇점차 뒤져 있더라도 점수를 금방 뒤집을 수 있다.
18일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후위공격의 위력을 잘 보여준 경우다. 1세트 치열한 접전 끝에 24-24 듀스까지 간 상황.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폭발적인 후위공격 덕택에 ‘어드밴티지’를 거치지 않고 곧장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후위공격 부문에서 ‘새내기’ 김연경(오른쪽·49득점)이 1위에 올라있는 것을 비롯해 황연주(왼쪽26득점) 공동 4위, 윤수현(14득점) 7위 등 3명이 10걸 안에 이름을 올려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25개를 성공시킨 김연경이 49득점이 되는 이유는 공격이 성공했더라도 상대수비 2명 이상이 공을 건드릴 경우는 1점만 인정하기 때문.
흥국생명은 다른 팀에 비해 의도적으로 후위공격 시도를 많이 한다. 세터 이영주는 김연경 등 3명이 후위에 있을 때는 틈나는대로 공을 뒤로 띄운다. 1라운드 4경기 동안 흥국생명은 137번의 후위공격을 시도해 35개를 성공시켰다. 시도 횟수에서 가장 적은 케이티앤지(KT&G·31번)의 4배가 넘고, 다른 팀들의 2~3배에 이른다. 황현주 흥국생명 감독은 “상대 블로커가 3명씩 올라올 때 이를 뚫는데는 후위공격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각 팀의 에이스들이 후위에 가서도 과다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게 부상을 유발하기 쉽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낙길 해설위원은 “후위공격이 경기에 많은 변수를 촉발시킴으로써 재미를 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팀에서 이를 남발할 경우 주 공격수들이 힘이 달리는 후반 라운드나 플레이오프 때 허리나 어깨·무릎 등에 부상이 올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후위공격은 전위공격과 달리 러닝점프를 하기 때문에 착지할 때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크게 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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