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스타즈의 박지수(왼쪽)와 카일라 쏜튼 등 선수들이 25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우승이 확정된 순간 청주 케이비(KB·국민은행)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1963년 창단한 케이비는 실업농구 시절 우승을 밥 먹듯 했지만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에는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피언전 우승이 없었다. 금융 라이벌 우리은행이 10번, 신한은행이 7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 늘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다.
2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청주 케이비(KB)가 용인 삼성생명을 73-64로 꺾고 3연승으로 마침내 프로 출범 뒤 첫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하며 통합 우승에도 성공했다. 케이비는 또 2006년 여름리그 챔프전에서 삼성생명에 2승3패로 챔피언을 내준 아픔도 13년 만에 설욕했다.
3경기에서 모두 20득점-10튄공잡기 이상을 해낸 케이비 박지수는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기자단 83표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8승7패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챔프전에 직행한 케이비는 정규리그 3위(19승16패)로 플레이오프에서 6년 연속 통합우승팀 우리은행(27승8패)을 2승1패로 꺾고 올라온 삼성생명에 전력과 체력에서 모두 앞섰다. 케이비 안덕수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가지고 마무리를 잘하자”고 했다. 그러나 우승을 눈앞에 둔 부담감 탓인지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반면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즐기면서 후회 없이 뛰라”고 주문했다.
1, 2차전을 크게 졌던 삼성생명은 김한별, 박하나, 배혜윤 등 국내 선수 ‘빅3’의 슛이 폭발하며 3쿼터 초반까지 앞서나갔다.
케이비의 추격은 삼성생명 센터 배혜윤과 티아나 하킨스가 3쿼터 초반 잇따라 4반칙에 걸리면서 동력을 얻었다. 3쿼터 종료 3분46초 전 카일라 쏜튼의 3점슛이 터져 마침내 48-47로 역전됐다. 이어 쏜튼과 박지수의 연속 골밑슛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삼성생명이 잠시 재역전을 했지만 종료 6분46초 전 하킨스가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승부의 추는 케이비로 기울었다.
케이비는 쏜튼(29점·14튄공)과 박지수(26점·13튄공)가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삼성생명은 박한별이 28점, 10튄공잡기로 분전했다. 엠브이피 박지수는 “너무 좋다.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안덕수 감독은 “주위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힘들 때마다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감격해 했다.
용인 /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 전적>
청주 KB(3승) 73-64(18:21/14:16/24:15/17:12)
용인 삼성생명(3패)